"스키장에 사람 없다더니 정말 없네요. 성수기가 맞나 싶어요."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이 1만8000원을 넘기는 등 고물가 시대가 열렸지만, '이용객 감소' 위기를 맞은 스키장의 물가만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키장들은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스키장 고객들은 최근 스키 인구가 줄어든 것이 체감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한국 스키 인구는 전성기였던 2011년 680만 명에서 지난해 440만 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계기로 방문객이 급감해 2019년 146만 명을 기록했는데, 엔데믹 이후에도 그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스키장을 방문했던 이용객들이 "스키장 한산하다더니, 진짜 사람 없더라. 그냥 부딪힐 일 자체가 없다", "이 정도로 사람이 없으면 적자일 것 같다"는 등의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날씨도 안 춥고 슬로프도 별로 안 열어서 올해는 안 간다"는 등의 반응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스키 인구 감소의 구조적 배경으로 저출산·고령화와 여가 소비 패턴 변화를 꼽는다. 스키는 장비 구매와 이동, 체력 부담이 따르는 대표적인 '고비용·고노동' 레저다. 10대·20대 인구 자체가 줄어든 데다, 젊은 층의 여가가 러닝이나 해외여행 등 '일상형·저비용' 활동으로 분산되면서, 스키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줄면서 스키 시즌권 등 가격도 자연스럽게 '동결' 수순을 밟았다. 국내 스키장 중 최고가를 자랑하는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경우, 2013/2014 시즌 당시 90만원대에 시즌권을 팔았는데, 10여 년이 훌쩍 지난 2025/2026 시즌에도 정상 요금이 110만원 수준이다. 고물가 국면임을 감안하면 체감 물가는 떨어진 셈이다.
다른 스키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비발디파크 시즌권은 같은 기간 41만원에서 53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고, 13/14 시즌 당시 60만원으로 고가의 시즌권을 판매한 곤지암리조트도 올해 시즌권은 90만원 수준이었다.
수요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시즌 내내 5개 스키장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X5+ 시즌패스'가 출시되기도 했다. 이 시즌권은 하이원리조트와 모나 용평, 지산리조트, 웰리힐리파크, 엘리시안강촌 등 5개 스키장의 슬로프를 시즌 내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시즌권이다. 구입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싸게 구입할 경우 성인 기준 54만9000원에 살 수 있다.
2010년 이후 폐업한 스키장도 4곳이나 된다. 2009년 전국 17곳이던 스키장은 이제 13곳 남았다. 각 스키장은 폐업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특히 미래 고객인 '키즈'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성인 시즌권 구매 시 19세 이하 자녀 1인에 대해 사실상 무료로 시즌 패스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5개 스키장 통합 시즌권인 X5나 비발디파크 등은 성인 시즌권을 구매하면 발급비 5만 원만 받고 미성년 자녀에 대해서도 시즌 패스를 발급한다. 업계에서는 미래 스키 인구를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휘닉스파크는 전문 강사가 강습뿐 아니라 식사와 전반적 케어까지 맡는 '프리미엄 키즈·유스 풀패키지'를 출시해 부모의 니즈를 겨냥했다. 보호자 동행 없이도 아이를 맡길 수 있어 부모의 부담을 줄였다. 만 4세 유아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강습 상품은 물론 가족이나 친구 단위로도 스키 강습을 받을 수 있게 했고, 강습 전용 리프트와 전용 슬로프도 운영하고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