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EV) 시장 침체가 심화되면서 제너럴 모터스(GM)의 전기차 및 배터리 사업과 관련한 손실이 더욱 커지고 있다.
GM은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축소에 따른 추가 비용 60억달러를 반영한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GM이 배터리 전기차에 투자한 이후 인식한 총 손상차손 규모는 76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10월 공개된 손실에 이은 것이다.
GM은 이번 전기차 관련 비용과 함께 중국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11억달러의 별도 손상차손도 4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해당 내용은 규제 당국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공개됐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을 철회한 이후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재정 법안으로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되던 7500달러 연방 세액공제가 폐지되면서, 이미 둔화되던 전기차 수요는 추가로 타격을 받았다. 연비 규제 완화 등 정책 변화도 전기차 전환을 압박하던 환경을 크게 약화시켰다.
GM과 경쟁사들은 지난 10여 년간 강화된 환경 규제와 전기차 수요 급증 전망을 바탕으로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왔지만, 실제 소비자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포드는 지난해 12월 전기차 사업 축소를 위해 195억달러의 비용을 반영하겠다고 밝히며,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 계획을 취소하고 배터리 공장 용도를 변경했다.
GM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2.4% 하락했다. 다만 최근 12개월 동안 주가는 약 67% 상승해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률(17%)을 크게 웃돌았다.
GM은 한때 전기차 사업을 위해 350억달러를 투자하고, 2025년까지 연간 100만 대 판매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메리 바라GM 최고경영자(CEO)는 2035년까지 전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GM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7만 대에 그쳤다. 회사는 생산량을 줄이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며, 이미 5500명을 임시 휴직 조치했다. 디트로이트 교외의 한 공장은 전기 픽업트럭 대신 가솔린 픽업트럭과 대형 SUV 생산 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다.
GM은 올해도 전기차 사업과 관련한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그 규모는 2025년보다 “상당히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11억달러 손실 가운데 5억달러는 현금 유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