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징계 절차가 길어지며 민주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 윤리심판원은 오는 12일 김 전 원내대표의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일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 핵심 지지층마저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12일 김 전 원대대표와 관련한 윤리심판원 회의를 개최한다. 당초 김 전 원내대표 측이 일정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도합 13가지 의혹에 대한 폭넓은 조사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원내대표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윤리심판원이 결론을 내리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김 전 원내대표는 탈당한 강선우 의원의 '1억원 공천헌금 의혹'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밖에 차남의 숭실대 편입 관여와 동작구의원 공천헌금 수수 문제, 아내의 서울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 등도 제기된 상태다. 김 전 원내대표는 대부분의 내용에 대해 "사실 무근"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치권 시선은 윤리심판원을 향하고 있다. 한동수 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은 지난 7일 라디오에서 "공천 헌금에 대해 '휴먼 에러'라는 표현이 있다"며 "하지만 저는 이건 '휴먼 크라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는 "12일 이전이라도 여론이 더 악화하면 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이날 합동 토론회에서 김 전 원내대표의 탈당 필요성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한병도·진성준·백혜련 후보는 '김 전 원내대표가 자진 탈당해야 한다'를 묻는 OX 퀴즈에서 'O'를, 박정 후보는 'X'를 택했다. 한 후보는 "국민과 당원 우려가 너무 크다"고 말한 반면, 박 후보는 "공식 기구를 통해 소명을 듣는 것이 절차"라고 물러섰다.
백 후보는 토론회 후 기자들을 만나 "당 대표의 비상 징계 권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후보는 "돈을 받고 공천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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