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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라도 버티는 집값…30년 만에 달라진 일본 부동산의 속내 [더 머니이스트-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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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라도 버티는 집값…30년 만에 달라진 일본 부동산의 속내 [더 머니이스트-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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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디플레이션’과 ‘제로 금리’의 늪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가 2026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이 수십년 만에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하며 정책금리를 30년 만의 최고치인 연 0.75% 수준까지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도쿄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은 호황입니다.

    상식대로라면 금리 인상은 유동성 축소와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일본 시장은 견고한 ‘일드 갭(yield gap) 완충 구조’를 바탕으로 금리 인상이라는 외부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있습니다. 일본 부동산은 장기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자본환원율이 국채 금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이로 인해 두 지표 간 스프레드가 글로벌 주요 도시와 비교해 넉넉한 완충 역할을 해왔습니다. 최근의 금리 인상은 이 격차를 일부 축소하는 과정에 가깝고, 그 결과 금리 상승 압력이 자산 가격에 즉각적으로 전이되지 않고 구조 안에서 흡수되고 있습니다. 투자자의 시선 역시 단순한 금리 차익을 노리는 전략에서 벗어나, 임대료 성장과 자산의 본질적 경쟁력에 주목하는 ‘근본적 성장 가치’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지난 30년간 정체돼 있던 도쿄의 임대료가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입니다. 2025년 하반기 도쿄 23구의 주거용 임대료는 전년 대비 8% 이상 상승하며 시장에 강한 신호를 던졌습니다. 이는 경기 회복에 따른 일시적 반등이 아닙니다. 급등한 건설비와 심각한 노동력 부족으로 신축 주택 공급이 수십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공급 절벽’, 그리고 도쿄 23구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1억엔(약 9억2800만원)을 넘어가며 고소득층마저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임대 시장에 잔류하는 ‘수요 구조의 변화’가 맞물린 결과입니다. 임대료가 물가 상승률을 웃돌기 시작했다는 점은 일본 부동산이 방어 자산을 넘어 성장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를 가장 먼저 읽어낸 것은 글로벌 자본입니다. 블랙스톤, KKR,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거대 자본은 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일본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블랙스톤이 도쿄의 랜드마크 자산인 ‘도쿄 가든 테라스 키오이초’를 대규모로 인수한 사례는 외국인 투자자의 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들은 현재의 금리 인상을 위기가 아닌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정상화 과정’으로 해석합니다. 여기에 엔저 국면에서의 매입과 중장기적으로 기대되는 환율 반전 효과까지 함께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투자 전략 또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신축 공급이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 해법은 새 건물을 기다리는 데 있지 않습니다. 입지가 검증된 1990~2000년대 구축 건물을 매입해 리노베이션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가치 부가’ 전략이 핵심 수익 모델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건설 원가 상승으로 기존 건물의 상대적 가치가 높아진 가운데, 전략적 리노베이션을 통한 임대료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적극적인 자산 관리를 통해서만 초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2026년의 일본 부동산 시장은 모든 자산이 함께 오르는 시장은 아닙니다. 임대료 전가 능력이 뛰어난 도쿄 핵심 지역의 A급 오피스와 호텔, 현대식 물류센터는 승자로 남겠지만, 부채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형 개발사와 인구 감소 지역의 노후 부동산은 가치 하락의 압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금리 인상은 시장 전체를 흔드는 충격이라기보다, 자산의 질을 가려내는 필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부동산 시장은 안정적인 ‘수익률’ 중심의 시대를 지나, 자산의 본질적 가치와 ‘성장성’을 추구하는 역사적 전환점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이제 일본 부동산 투자의 성공은 단순히 시장에 진입했는가가 아니라, 구조적 공급 제약 속에서 어떤 자산을 선별하고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새로운 성장 궤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설득력 있는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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