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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제령 타격 없자 희토류 카드 꺼낸 中…日 "2010년 악몽 재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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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자제령 타격 없자 희토류 카드 꺼낸 中…日 "2010년 악몽 재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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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반발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자 일본 산업계에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의 대중(對中) 희토류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만큼 자동차, 전자부품, 공작기계 등 여러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7일 도쿄에서 중·일경제협회 등이 개최한 신년회에 우장하오 주일주중대사는 이례적으로 불참했고, 대신 인사에 나선 뤄샤오메이 경제상무공사는 “현재 중·일 관계는 수교 이래 가장 어려운 국면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신도 고세이 협회 회장(일본제철 고문)은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발언했다.

    중국 상무부는 6일 수출관리법에 따라 일본에 대해 ‘이중용도 물자(민간 및 군용으로 활용 가능한 물자)’ 규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일본의 군사력 강화로 이어지는 모든 최종 사용자나 용도로의 수출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희토류 포함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관영 매체는 희토류가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희토류는 전기차부터 무기까지 첨단 제품에 필수인 만큼 여러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본은 규제 대상에 희토류가 포함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작년 4월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7종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단행했을 때, 공급 부족 영향은 전 세계로 파급됐고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한때 생산 중단에 내몰렸다.

    일본 정부는 이중용도 물자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얼마나 해당할지 조사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과도 협력해 정보 교환을 추진한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7일 기자회견에서 “내용을 자세히 조사하고 분석한 이후 필요한 대응을 검토해 가고자 한다”고 했다.



    일본은 작년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관계 악화 정도가 한 단계 더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자국민의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 등으로 경제적 영향이 제한적이었으나, 이번에는 “분명히 전선이 확대됐다”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어선 충돌 사건으로 중·일 간 대립이 심화했을 때 중국은 당시 일본이 약 90%를 의존하던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해 큰 타격을 입혔다. 일본은 이때 교훈을 바탕으로 호주 등으로 조달처를 다각화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춰왔다. 2020년엔 58%까지 줄였다.


    그러나 이차전지, 반도체 등의 희토류 수요가 늘면서 2024년 중국 의존도는 다시 70%를 넘어섰다. 중국은 중요 물자 수출 규제라는 ‘전략적 무기’에 일본이 아직 충분히 맞설 수 없는 상황을 꿰뚫어 본 셈이다. 일본이 단기적으로는 비축분으로 버티더라도 규제가 장기화하면 생산 축소나 일부 제품 제조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의 대일(對日) 희토류 수출 규제 보복은 애초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뿐 아니라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염두에 뒀다는 진단이다. 중국은 최근 일본의 ‘안보 3문서’ 개정 등을 ‘일본의 군국화’라고 비판했다. 이번 조치에서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막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왜 이제 와서 대일 압박을 강화한 것일까. 중국은 당초 관광 자제령으로 일본 경제에 타격을 주고,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을 철회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정권은 70% 안팎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또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주장하며 국제 여론을 끌어들이려 했으나, 이 역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분노한 중국이 수출 규제 강화에 나섰다는 게 일본 언론 해석이다. 특히 이번엔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시기와 겹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을 환대하는 모습과 의도적으로 대비시켜 유럽, 동남아시아 등 각국에 일본을 ‘경고의 대상’으로 삼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도 보인다는 게 일본의 시각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중요 자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공급망을 재검토하고 있다. 사토 고지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지역 특성에 의존한 공급망으로 정말 일본이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지 다시 묻고 싶다”며 자원 조달을 위해 업계 전체가 협력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당장 ‘탈중국’은 쉽지 않다. 호주도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중국보다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량에도 제약이 있다는 관측이다.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는 제품·기술 개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업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주도의 공급망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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