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작년 12월 30일 KDB생명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산은의 KDB생명 지분율은 97.65%에서 증자 후 99.66%로 상승했다. 산은은 올해에도 3000억~5000억원가량 추가 증자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KDB생명의 총자산은 작년 9월 말 기준 17조3056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14위 수준이다. 덩치는 작지 않지만, 건전성은 업계 ‘꼴찌’에 가깝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은 작년 9월 말 -101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보험업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들이 경영을 주도하며 경쟁력이 약화한 결과다. 회사가 단기 실적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상품을 판매해 오며 악순환을 거듭했다.
KDB생명은 매각에 앞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새 리더십 체계를 갖췄다. 회사는 다음달 말 주주총회를 열어 ‘영업통’ 김병철 수석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밖에 푸본현대생명, 삼성생명, iM라이프 등 외부 출신 인사를 임원으로 연달아 영입하며 영업력 강화를 위한 채비에 나섰다.
금융권에서는 KDB생명의 잠재 인수 후보로 한국투자금융지주, 교보생명 등이 거론된다. 한투는 일찍이 보험사 진출을 선언하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매물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최근까지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롯데손해보험, 예별손해보험(옛 MG손보) 인수를 검토했다.
한투는 ‘보험사가 자금을 조달한 뒤 증권·자산운용사가 높은 운용수익을 내는 모델’을 그리고 있다. 이른바 ‘한국판 벅셔해서웨이’ 모델이다. 국내에선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등 다른 비은행 금융그룹이 보험 계열사를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투가 KDB생명 인수전을 완주할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추후 KDB생명 실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관건”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해야 할 자금이 예상보다 많으면 한투가 발을 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KDB생명 인수전 결과에 따라 롯데손보, 예별손보 등 매각을 추진 중인 다른 보험사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