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연일 신기록을 써내려가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줄줄이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7일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기존 4600에서 5650으로 올렸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증권사 김대준 연구원은 "1월 6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10월 전망 당시보다 28.8% 높은 435포인트로 확인된다"며 "해당 EPS 변화율만큼을 새로운 전망치 산출에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치 추정에 이용한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라며 "추후 강화될 주주 환원 기조를 고려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전망치 하단은 4100으로 제시했다. 그는 "과거보다 높아진 이익 덕에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최소한 4000 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초 조정장에서 선제적으로 보수적 전망을 제시했던 하나증권도 눈높이 상향 조정이 불가피해진 상태다. 앞서 하나증권은 '2026년 코스피지수'의 밴드를 3750~4650으로 예측하며 "코스피가 올해 5000포인트에 도달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황승택 리서치센터장은 통화에서 "반도체주 슈퍼 사이클을 중심으로 개인 수급이 기세를 형성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선 '오천피(코스피지수 5000)'도 무리가 아니며 그 이상도 가능할 수 있다. 상단을 더 열어두는 방향으로 눈높이 상향 조정을 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코스피 연간 지수 범위를 3900~52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 시황 전담 한지영 연구원은 "코스피가 또 한 차례 주가 레벨업을 보이면서 4500선에 진입했다. 속도가 상당하다"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 강도가 큰 만큼, 추후 이익 추정치(컨센서스) 추가 상향 가능성을 감안해 5200선까지 지수 상단을 추가로 열어놔야 적절하단 판단"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반도체 '원투펀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눈높이 상향에 따른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 전망 밴드를 종전 3800~4600에서 4200~5200으로 상향했다.
일각에선 지수가 계속 오르자 증권사들이 끌려가듯 '뒷북'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커뮤니티에 "코스피 7500선 전망 보고서(KB증권·지난해 11월6일) 보고 웃었는데 진짜 오겠네", "새해 시작하자마자 4500 뚫었는데 일부 증권사는 예측이 벌써 틀렸다", "반성문 써내라" 등 의견을 보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