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크기의 직육면체 기기가 도로 위를 달린다. 운전석도 없고, 탑승한 사람도 없다. 정해진 구간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 기능을 갖춘 이 자동차가 맡은 임무는 24시간 물류 배송이다.중국 자율주행 기업인 라이노.ai가 ‘CES 2026’에 내놓는 물류 로보밴 ‘R5’의 모습이다. 전 세계 170개 도시에 풀어놓은 2000여 대의 R5가 수집한 자율주행 데이터 덕분에 알아서 최적 경로를 찾아낸다. R5는 택배 인력 한 명당 매일 4~5시간씩 걸리던 물류허브 복귀·대기 시간을 없애면서 인력 증원 없이 택배 처리량을 20%나 늘리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CES 2026에 참가한 프랑스 기업 EX9은 물류 터미널 환경을 재정비한 기업으로 통한다. EX9이 등장하기 전만 해도 물류 터미널은 작업자와 차량이 뒤섞여 움직이는 위험한 공간이었다. 트레일러를 정비하는 사람들 사이로 차량이 오갔고, 동선이 정리되지 않은 환경은 사고 위험뿐 아니라 불필요한 시간 낭비로 이어졌다.
EX9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레일러를 옮기는 자율주행 로봇과 운전기사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무인 트럭 시스템을 도입했다. 로봇과 차량 모두 공간을 인식할 수 있는 AI 모델이 적용됐다. 그 결과 물류 운송 인력의 불필요한 대기 시간이 30% 감소했고, 업무 효율은 20% 올랐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물류 회사는 연간 70만유로(약 12억원)를 절약했다.
미국 스타트업 어라이브AI는 ‘라스트 마일’(마지막 배송단계) 고도화를 위한 소비자용 ‘스마트 우편함’을 공개한다. ‘어라이브 포인츠’라는 자체 물류 인프라를 통해 택배 차량과 드론, 로봇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만든 데 이어 스마트 우편함까지 내놓은 것이다. 이 우편함은 내부 온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 약품이나 음식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 주행과 AI를 통해 물류 회사들이 배송 시간을 단축하면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