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사진)가 4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의 사례를 들며 민주주의가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미국경제학회 강연에서 “민주주의가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쇠퇴하거나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대표 사례로 들며 “논란은 있지만 민주주의가 경제 성장과 다양한 다른 결과에 대체로 꽤 좋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경제의 성과는 군사정권 통치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한 뒤 크게 개선됐다”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뿐만 아니라 유아 사망률, 교육 등과 같은 다른 지표도 개선됐음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그러면서도 “민주주의가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에서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가 지난 20∼25년간 매우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다고 했다. 또 반(反)민주주의적인 포퓰리즘 정권이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국가 간 경제 발전에 차이를 가져온 요인을 연구한 공로로 2024년 같은 대학 사이먼 존슨 교수,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강연 후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과 이후 민주주의 회복이 경제에 미친 영향에 관한 질문에 “한국의 정치와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에서 일어난 일(민주주의 회복)은 고무적”이라며 “한국인은 민주주의를 수호함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실질적인 열망을 실제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필라델피아=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