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성 우려에…“1+1 분양 없던 일”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서울 마포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조합 조합원 38명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항소를 기각하고 조합 승소 판결을 냈다. 조합이 대형 주택형 소유자에게 2채의 아파트를 분양하는 ‘1+1 분양’ 계획을 철회한 데 대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정관이나 총회 결의를 통해 1+1 분양 제도를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조합의 자치 범위 내”라며 “조합원 과반수가 동의하면 변경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갈등은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불거졌다. 북아현2구역 재개발조합은 2022년 조합원 분양 신청을 진행했고, 원고들은 1+1 분양을 통해 2주택을 신청했다. 하지만 추가 분양주택 분양가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분양 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조합은 2주택 분양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조합은 이번 판결로 사업을 정상화하고 후속 절차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게 정비업계의 분석이다. 원고 측이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해 대법원에서 3심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아현2구역은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 12만여㎡ 부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총 232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 사업 동의받기 더 힘들어질 듯
정비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조합원 간 갈등을 유발해 정비사업 불확실성을 높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1 분양 등을 통한 수익성 보장이 약속되지 않으면 조합설립 동의를 받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비사업 조합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토지 등 소유자의 4분의 3(75%) 이상 동의와 별개로 토지 면적의 2분의 1(50%) 이상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기존 사업장에서 새로운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사업장은 공사비 인상 등을 이유로 기존에 약속한 1+1 분양을 백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작구 노량진 뉴타운 3구역,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용산구 한남뉴타운 4·5구역 등 서울 노른자 재개발에서는 대토지 소유주가 1+1 분양을 약속받고 사업에 참여한 곳이 많다.
업계에서는 1+1 분양자에게 적용되는 각종 다주택자 규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행법상 1+1 분양을 받으면 다주택자로 분류돼 양도소득세가 중과되고, 3년간 전매 제한도 적용된다. 소유주가 지나친 규제라며 소송에 나섰지만 지난 5월 대법원은 “1+1 분양받은 경우 다주택자로 판단해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