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2022년 지방선거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받는 강선우 의원을 제명했다. 이후 과거 강 의원과 청문회에서 설전을 벌였던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자신이 옳았다는 취지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과거 두 사람의 악연이 재소환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 전 회장은 전날 밤 10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맞았죠? 새해 소원들 비시라. 성지순례는 여기서 하시면 된다"고 적었다. 강 의원의 민주당 제명 사실이 알려진 직후였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저녁 국회 긴급 최고위원회에서 탈당한 강 의원에 대해 제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강 의원에 대한 제명 결정은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이 불거진 지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강 의원 측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후보였던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고, 강 의원은 이런 상황을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과 논의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나왔다.
이에 강 의원은 '공천 관련 어떠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이미 당과 당원 여러분께 너무나도 많은 부담을 드렸고 더는 드릴 수 없다"며 전날 제명에 앞서 탈당을 선언한 바 있다.
임 전 회장의 페이스북 글에 그가 강 의원과 지난 2024년 6월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료계 비상 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서로 언성을 높인 사례가 온라인에서 다시 조명됐다. 당시 임 전 회장은 강 의원에 의해 호명돼 증인석으로 불려 나왔다.
강 의원은 먼저 "저 기억하세요?"라고 물었고, 임 전 회장은 "네"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어 강 의원은 "제가 21대 국회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할 때 저한테 미친 여자라 그러셨죠?"라고 질문했다.
임 전 회장은 일순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당황한 듯 웃음을 지었다. 이러한 모습은 카메라에 담겼다. 강 의원이 "답변하시라"고 재차 요구하자 그제야 그는 "네"라고 답변했다. 그 이유를 묻는 강 의원에 말에 그는 말끝을 흐리다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만 했다.
강 의원은 "당시 '수면 내시경 받으러 온 여성 환자를 전신 마취하고 수차례 성폭행했던 의사 역시 평생 의사여야 한다는 것이냐'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며 "그런데 당시 의협이 해당 의사에게 내렸던 징계는 고작 회원자격 정지 2년이었다. 이를 비판하는 논평을 냈는데 '미친 여자'라고 했는데, 하실 말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임 전 회장은 "그 부분은 되게 중요하다"고 입을 뗐는데, 강 의원이 곧바로 "미친 여자라고 한 것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강 의원은 당시 임 전 회장이 온라인에 남긴 수위 높은 언사들을 언급했다. 강 의원은 "(미친 여자라고 들은) 나는 약과더라"며 "(임 회장은 의사에게 유죄 판결을 한) 창원지법 판사에게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고 했다가 고발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는 '조규홍 말을 믿느니 김일성 말을 믿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 박민수 차관에게는 '십상시'라고 했다"며 "집단 휴진에 동참하지 않은 아동병원협회를 향해서는 '멀쩡한 애 입원시키는 사람들'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의료계 비상 상황 청문회인데, 임현택 회장 막말 청문회를 진행해도 되겠다"며 "거의 막말 폭격기 수준으로, '교도소 갈 만큼 위험 무릅쓸 중요한 환자 없다'는 말은 국민에 대한 겁박"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료계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하기 전에 본인 언행을 지켜보면서 상처받은 국민 여러분께 사과해야 하지 않겠냐"고 사과를 촉구했다.
이후 임 회장은 강 의원과 언쟁하면서 점차 목소리를 높이더니 "국민이 가진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 영역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임 전 회장의 발언에 허탈한 듯 웃어넘겼고, 임 회장에 대한 질의는 끝났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