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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노인도 '400만원' 퍼주더니…'23조' 골칫거리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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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노인도 '400만원' 퍼주더니…'23조' 골칫거리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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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이 최대 778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77만명 늘어날 전망이다. 수급자 증가폭은 2025년(25만 명)의 세 배를 웃도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2년 새 늘어난 수급자가 102만 명에 달한다.

    보건복지부는 1일 2026년도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을 단독가구 월 247만원, 부부가구 월 395만20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8.3% 증가한 수치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지급한다. 제도를 도입한 2014년에 비해 노년층의 경제 여건이 개선됐지만 선정 기준은 12년째 그대로여서 국내 평균적인 가구보다 소득이 많은 노인까지 기초연금을 받는 구조가 굳어졌다.


    전액 세금으로 충당하는 기초연금 예산도 2014년 5조원 수준에서 올해 23조원으로 다섯 배 가까이 불어난다. 1300조원을 넘어선 나랏빚 증가 속도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권성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연금의 보편적 지급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잘사는 노인'도 기초연금 … 첨단 R&D 예산 6배 쓴다
    2014년 정부가 65세 이상 고령자의 70%에게 매월 20만원(작년은 34만2510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제도를 도입한 건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참 늦은 1999년에야 국민연금 보장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했다. 이 시기 은퇴한 고령자는 별다른 준비 없이 노후를 맞아야 했다. 2014년 국민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30% 남짓이었고, 그나마 가입 기간이 짧아 급여액이 매우 적었다. 같은 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4.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단연 1위였다.
    ◇국가 재정 골칫거리로 전락
    기초연금 도입에 힘입어 노인빈곤율은 2024년 35.9%로 낮아졌다. 더 극적인 변화는 노인 자살률에서 나타났다. 70대와 80세 이상 자살률은 2016년 인구 10만 명당 각각 62.5명, 83.7명에서 2024년 35.6명, 53.3명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기초연금이 국민연금의 보완재에서 국가 재정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기까지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고령화로 노인이 급증했는데 소득 하위 70%라는 지급 기준은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2014년 652만 명이던 고령자는 2024년 994만 명으로 늘었다. 기초연금을 받는 고령자도 2014년 435만 명에서 2018년 600만 명, 2022년 7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작년보다 77만 명 늘어난 779만 명에 달한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800만 명을 넘길 공산이 크다. 2014년 20만원이던 기초연금 지급액은 내년부터 40만원으로 늘어난다.


    기초연금 수급자와 지급액이 모두 급증하면서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첫해 5조2000억원으로 시작한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2050년에는 53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초연금에 투입한 예산은 21조8146억원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 체인저’ 연구개발(R&D) 예산(3조4000억원)의 여섯 배에 달한다.

    기초연금은 재원을 100% 세금으로 마련한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현역 세대가 짊어진다. 15~65세 생산가능인구 한 명당 기초연금 부담액은 2025년 74만원에서 2050년 188만원으로 늘어난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으면 20% 적게 지급하는 부부 감액 제도를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잘사는 노인’도 연간 400만원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내몰린 고령자를 지원한다는 제도의 취지도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다. 국민연금 가입률이 높아지고 수급액이 늘어난 데다 고학력·고수입 은퇴자가 증가해 60대 후반 고령자의 소득 수준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잘사는 노인’이 늘어났는데도 기초연금 지급 기준은 ‘고령자 가운데 소득 기준 하위 70%’로 못 박혀 있다 보니 기초연금을 받는 소득 기준인 선정 기준액은 기준 중위소득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올랐다. 기준 중위소득이란 전국의 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있는 가구의 소득을 뜻한다. 2014년 56%이던 기준 중위소득 대비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 비율은 올해 93%로 올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비율이 2028년 100%에 도달하고 2030년 107%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 가정보다 소득 수준이 더 높은 노인이 단지 고령자라는 이유로 연간 400만원 넘는 기초연금을 받는 것이다.


    2025년 부부 기준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365만원이었지만 이는 각종 공제와 부채, 보유 주택 가격 등을 모두 포함한 액수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월 745만원, 연간 8940만원의 소득이 있는 노부부도 기초연금을 받았다. 전문가들이 기초연금의 보장 범위를 ‘넓고 얕게’에서 ‘좁고 깊게’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KDI는 지급 기준을 고령자의 70%에서 기준 중위소득의 100%로 변경한 뒤 단계적으로 50%까지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2050년 재정지출액은 35조원으로 18조원 줄어들고, 생산가능인구 1인당 부담액도 141만원으로 47만원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정영효/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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