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뿐 아니라 유승민 전 의원(사진)도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았다는 설과 관련, 당사자인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고 있을 당시 이 같은 의중을 전달받은 적 있으나 고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 전후로 이재명 정부 측에서 합리적 보수 인사로 평가받는 유 전 의원에게 총리직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는 것인데, 청와대는 지난달 29일 공지를 통해 “제안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유 전 의원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25년 2월 민주당 모 의원으로부터 이재명 당시 대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며 연락을 받았다”면서 “‘이 대표가 집권하면 국무총리를 맡아달라’고 했다. 이 대표 뜻이 맞느냐고 확인하니 거듭 맞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바로 그 자리에서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얘기했다. 이후에 전화가 오는 걸 안 받았다”며 “2월에 다 끝난 얘기인 줄 알았다. 이후에도 5월 초쯤 김민석 의원에게 여러 통 전화가 왔고, 답을 안 하니 다음날 이재명 후보도 여러 통 전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의) 문자도 남아있었다. 무슨 뜻인지 대충 짐작을 했다”면서 “괜히 오해받기 싫었다. 뜻은 이미 확실하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체 답을 안 하고 전화도 안 받았다. 이게 팩트의 전부”라고 부연했다.
유 전 의원은 제안을 고사한 이유에 대해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다거나 전 국민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준다거나, 건건이 이 대통령과 저는 생각이 다르다”고 강조한 뒤 “(임명직은) 안 하는 게 맞다. 더 이상 연락하실 필요도 없다”고 했다. 기본적 인식이 달라 이재명 정부에서 총리직을 비롯한 임명직으로 일할 의사가 없다는 얘기다.
이 전 의원이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직을 수락한 것을 두고서는 “사람 하나 빼 간 것이다. 이걸 두고 통합, 연정, 협치 이런 거창한 말을 붙일 일도 아니다”라면서 “일단 야당에게 정중하게, 공식적으로 제안하고 나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출마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분열된 보수를 통합시키고 보수를 재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방선거보다 몇 배 더 중요한 게 2028년 총선이다. 민주당의 폭정을 견제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며 “이기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당내에서) 탄핵과 계엄을 가지고 이렇게 싸울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딸 유담 씨의 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논란에 대해선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의적으로 학문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딸 조민 씨를 거론하며 “누구처럼 표창장을, 인턴 경력서를 위조했다고 비교당하는 것 자체가 너무 모욕적”이라고 반박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