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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 '바깥' 정보 읽어내는 '테크 네트워크' 구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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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 '바깥' 정보 읽어내는 '테크 네트워크' 구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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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은 한국이 미들파워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테크 인텔리전스 네트워크’ 구축을 꼽았다. 그는 “외교·안보에서도 공식 문서 바깥의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각국 싱크탱크와 공동 연구 등 협력 관계를 형성해 정상회담이나 외교 공문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비정형 정보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정형 정보의 중요성은 지난해 4월 미국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12월 체결된 한·미·일 핵심 신흥기술 연구개발(R&D) 업무협약(MOU)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에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때 싱크탱크의 역할이 중요했다. STEPI는 미국 공공정책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과의 ‘핫라인’을 활용해 DOE 결정의 배경과 대응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과기정통부 등에 전달했다.

    윤 원장은 “공식 외교 채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맥락을 해석하고, 정책적으로 대응 가능한 언어로 번역해 주는 역할이 바로 이런 정책연구 네트워크”라며 “ITIF와의 교류가 없었다면 상황을 훨씬 더 늦게, 더 제한된 정보 속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EPI와 ITIF의 관계는 연구 정보 교환을 넘어 외교·안보 리스크를 공동으로 해석하고 대응하는 협력 구조로 발전 중이다.


    윤 원장은 “제프리 힌턴 교수 등 인공지능(AI) 석학을 여럿 배출한 캐나다가 한국에 AI 협력을 제안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캐나다는 AI 규범과 정책 결정을 위한 거버넌스(지배구조)에서 가장 선진적인 모델을 확립한 나라여서 AI를 산업 현장에 적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한국과의 협의를 통해 구축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 미들파워란…


    미들파워(middle power)는 국력의 절대 규모가 아니라 외교적 자율성, 기술 역량, 제도 설계 능력을 통해 국제 질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를 의미한다. 전통적 강대국처럼 규칙을 일방적으로 강제하지는 않지만, 강대국 간 경쟁 구도 속에서 협력의 틀과 충돌의 완충 장치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학계에서는 이를 ‘규범 창출형 국가’ 혹은 ‘질서 조정자’로 규정한다.

    국제정치학자 조지프 나이가 제시한 ‘소프트파워’ 개념 역시 미들파워 이해에 중요하다. 다만 미들파워는 문화·가치 확산을 넘어 기술 표준, 데이터 규범, 산업 생태계를 통해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테크노-소프트파워’ 성격을 띤다. 이는 글로벌사우스나 제3세계와의 결정적 차별점이다. 미들파워는 미·중의 이중 생태계 이후 부상하고 있는 다극 질서의 능동적 행위자다. 중립이 아니라 선택을 하고, 고립이 아니라 연결을 만든다. 결국 미들파워의 힘은 ‘허브’로서 발휘된다.


    모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는 국가가 아니라 각국의 강점을 엮어 새로운 질서와 가치사슬을 설계하는 국가가 미들파워다

    이영애/김대훈 기자


    공동 기획 : 한경·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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