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해병 2사단에 독립 작전권…해병대 '준4군 체제' 가속

해병대 1·2사단 작전통제권이 50년 만에 육군에서 해병대로 원상 복귀된다. 해병대 장교의 대장 진급과 해병대 작전사령부 창설이 검토되고, 해병대 전력 증강도 조기에 추진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3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준4군 체제로 해병대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안 장관은 "해병대사령관에게 육·해·공군 참모총장에 준하는 수준의 지휘·감독권을 부여함으로써 그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군에 소속된 해병대의 독립성을 높이는 '해병대 준4군 체제 개편'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최근 국방부의 업무보고에서도 이 대통령이 큰 관심을 나타냈다.

국방부는 현재 육군 제2작전사령관에 속한 해병 1사단의 작전통제권을 선제적으로 2026년 말까지 해병대 사령부에 돌려주기로 했다. 육군 수도군단이 가진 해병 2사단의 작전통제권도 2028년 이내에 해병대로 이양하기로 했다. 당초엔 1사단 작전통제권 이양은 2028년, 2사단 작전통제권의 경우 중장기 과제로 미뤘으나 지난 18일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이를 앞당겼다.

해병대에 별도 작전사령부를 창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서북도서 해병부대를 지휘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해병대 작전사로 승격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해병 부대가 육군과 협력하는 형식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병대의 화력과 레이더 등 전력을 조기에 보강할 계획이다. 또 국군조직법을 개정해 해병대가 상륙작전 뿐만 아니라 도서방위 등 국가전략기동부대로서 수행할 임무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안 장관은 "준4군 체제에 걸맞은 지휘구조와 참모조직, 그리고 장비와 무기체계를 (해병대가)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해병대 장성의 대장 진급도 검토한다. 군의 4성 장군인 대장은 현재는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 등 7명에 불과하다. 해병대의 수장인 해병대사령관은 중장이며, 임기가 끝나면 통상 전역한다. 국방부는 해병대사령관이 임기가 끝난 뒤 대장 보직인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나 합동참모본부 차장 등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또 합동참모본부를 비롯한 상급 부대와 국방부 직할 부대에 해병대원이 지금보다 더 많이 진출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해병대의 병력이 2만8000여명으로 전 군의 6.2% 정도이나 상급부대 진출한 인원은 이보다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해병대 회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 '밀리토피아 바이 마린' 호텔은 '해병대 회관'으로 병기해 해병대의 상징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