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왜 저를 증인으로 채택하셨느냐. 답변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청문회에선 초반부터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의 전날 답변 태도에 대한 청문 위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정일영 의원은 "제가 질의할 때 큰소리로 흥분해 책상까지 쳤다. 너무나 황당하다"며 "안하무인 격"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김범석 의장이 나오지 않아 할 수 없이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답변하고 한국 국회, 정부, 국민을 무시할 것이라면 한국에서 떠나라"라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은 전날 로저스 대표가 정 의원에게 "그만합시다"(Enough)라고 말한 것을 거론, "증인으로서 해선 안 될 말이라고 생각한다. 싸우자는 태도로 일관했기에 반드시 사과받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저스 임시 대표의 위증 혐의 고발과 국정조사 추진 등 후속 조치 필요성도 언급됐다.
황정아 의원은 "범 킴(김범석 의장 영어 이름)을 지키고 미국만 신경 쓰겠다는 저 오만방자한 외국인을 즉시 위증 고발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공권력을 능멸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국회 모욕 혐의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저스 대표는 전날 청문회에서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를 만난 배경에 한국 정부(국정원)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한 바 없다'며 위증죄 고발을 국회에 요청했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조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오기형 의원은 "오늘 끝나면 더는 논쟁이 안 될 것이라 착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국정조사 등을 통해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국정조사 요구서는 지금까지 75명 의원의 서명을 받았고 오늘 중으로 반드시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저스 임시 대표는 "한국 국회와 본 위원회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제 답이 완벽히 통역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황 의원의 질의 중 로저스 임시 대표는 "여전히 저에게 답변 기회를 주지 않는다. 왜 저를 증인으로 세웠나. 답변할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