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AI가 '국가대표' 인공지능(AI) 모델로 개발 중인 'VAETK(배키)'를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배키는 산업 특화 AI로 제조, 국방, 물류, 콘텐츠 등 산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NC AI 컨소시엄은 31일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AI 전환(AX)을 목표로 개발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배키’를 허깅페이스에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NC AI는 전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를 통해 ‘배키’ 1단계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배키’는 ‘핵심 산업의 혁신을 위한 수직적 AI 엔진(Vertical AI Engine for Transformation of Key Industries)’의 약자로 산업 특화 AI 모델이다. 범용적인 거대언어모델(LLM)을 넘어 산업 현장의 특수성과 보안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독자 AI(소버린 AI)를 표방한다.
NC AI는 모델 공개를 위해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MBC, 카이스트(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고려대 등 산·학·연 14개 기관과 40개 수요처가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데이터 확보부터 모델 개발, 실증 확산에 이르는 전 주기를 아우르는 생태계도 완성했다.
배키는 1000억(100B)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가진 대형 모델이다. 하지만 전문가 혼합(MoE) 아키텍처를 적용해 추할 때 필요한 11B 파라미터만 활성화된다. 이는 고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특히 독자적으로 고도화한 잠재 어텐션(MLA) 기술을 통해 기존 모델 대비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83% 줄였다. 연산 속도는 비약적으로 높여 고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가 부족한 산업 현장에서도 즉시 활용 가능한 수준을 구현했다.
NC AI는 배키는 초거대 모델(100B)부터 현장 설치형 경량 모델(sLLM),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VLM(시각언어모델)까지 ‘멀티 스케일’ 라인업으로 보안이 생명인 국방이나 반도체 기업이 내부 서버에 구축하여 데이터 유출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NC AI 컨소시엄은 제조, 국방, 물류, 콘텐츠 등 4대 핵심 등 28개 이상의 산업 현장에서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무 보조를 넘어 ‘피지컬 AI’ 역량을 검증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인더스트리 분야에서는 컨소시엄 참여사인 인터엑스와 협력해 자동차 부품 기업의 공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라인 최적화를 수행하고 있다. 국방·안보 분야는 육군본부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폐쇄된 보안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국방 특화 AI 협력을 진행 중이다.
유통·물류 산업은 컨소시엄 참여사인 롯데이노베이트와 함께 도메인옵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한국형 스마트 공항 시스템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문화 콘텐츠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K콘텐츠 사업을 수주해 ‘AI 프로듀서’를 만들고 있다.
NC AI는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장벽을 낮추기 위해 비전문가도 웹상에서 손쉽게 AI 모델을 미세조정하고 배포할 수 있는 ‘도메인옵스(DomainOps)’ 플랫폼을 기획했다. 학계, 스타트업들과 협력해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지원했다. 국민대, 계명대 등의 대학들과는 바르코 3D와 아트패션 등 실무형 인재 양성 커리큘럼을 운영해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NC AI 컨소시엄은 내년에는 글로벌 최고 수준(SOTA) 성능의 200B급 모델과 텍스트, 이미지, 영상, 3D, 사운드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LMM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7년에는 중동, 동남아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 ‘K-소버린 AI’를 패키지 형태로 수출하고 한국이 AI 기술 종속국이 아닌 ‘AI 3강’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NC AI의 목표는 단순히 성능 좋은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제조, 국방, 콘텐츠 산업이 AI라는 날개를 달고 글로벌 톱으로 비상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NC AI가 게임에서 축적한 AI 기술이 이제 현실 세계의 공장을 돌리고, 국가 안보를 지키며, K-컬처를 확산시키는 핵심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