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환율이 하향 안정화한다고 보는 것은 외환당국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선 작년 말 시작된 당국의 시장 개입과 국민연금의 환헤지가 연초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연초부터 국민연금의 환헤지 물량이 나오면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며 “1분기 환율이 1390원 등 1300원대 후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런 환율 안정세는 2분기까지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만 3분기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환율이 2분기 1400원까지 내려갔다가 3분기 1420원, 4분기 1430원 등으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미국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경우 달러화가 강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의 상승 흐름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도 2분기 1410원을 저점으로 제시하고 4분기엔 환율이 1430원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국민연금과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 등 구조적 수급 요인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 대책이 대체로 상반기 종료되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정부가 내놓은 국내복귀계좌(RIA)의 양도세 혜택은 1분기 100%에서 3분기 50%로 줄어든다. 금융회사가 한국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 조치와 외화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지급은 올해 6월 종료된다.
다만 환율이 재차 상승하더라도 지난해 말 고점 수준(1480원 안팎)까지 오르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 전문위원은 “내년 말 환율이 오르더라도 1400원대 후반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