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31일 14: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미국 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 추진을 새해 목표로 정했다. 2024년 초 회장직에 올라 2년여간 그룹 내부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 인수를 주도하는 등 M&A 경험이 풍부한 김 회장은 '제2의 스타키스트'를 찾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 새 먹거리 찾는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국내외 IB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M&A 대상 지역으로는 미국을 콕 집었다. 동원그룹은 내부적으로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의 M&A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동원그룹은 본업인 식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후방 연계 산업군에서 M&A를 추진할 계획이다. 식품 제조와 유통, 물류, 인프라 분야를 특히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 들어 M&A 담당 실무진이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인수 후보를 살펴보는 일이 잦아지면서 대형 크로스보더 딜 성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동원그룹은 일찌감치 미국에서 M&A를 단행해 큰 재미를 본 경험이 있다. 동원그룹은 2008년 미국 캔참치 제조기업 스타키스트를 3억6000만달러(약 52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적자 기업이었던 스타키스트는 동원그룹 품에 안긴 지 반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국 캔참치 시장 점유율 압도적 1위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키스트는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매출 8872억원, 순이익 840억원을 거두는 알짜 계열사로 거듭났다.
선명해지는 김남정 경영 색채
업계에선 동원그룹의 선장 역할을 이어받은 김 회장이 본격적으로 본인의 색채가 드러나는 경영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96년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직후 경남 창원의 동원산업 참치캔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을 시작한 김 회장은 청량리 청과시장에서 영업을 뛰는 등 사업 현장 최일선에서부터 경험을 쌓았다. 2003년 미국 미시간대 MBA 과정을 마치고, 2014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동원그룹의 M&A 전략을 주도했다. 2017년엔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물류 사업을 확장했고,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를 인수해 2차전지 패키징 등 첨단소재 분야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주 전공이자 장기는 M&A"라며 "M&A를 통해 그룹의 새 먹거리를 찾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동원F&B를 상장폐지하고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본격적인 M&A에 나서기 전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마무리해놓은 상황이다. 3분기 말 기준 동원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예치금 포함)은 7362억원으로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 부동산 자산 및 계열사 지분 유동화 등을 통해 외부에서 추가 자금 조달도 가능하다.
동원그룹은 HMM 인수도 포기하지 않았다. 2023년 1차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동원그룹은 최근 HMM 재매각 작업이 시동을 걸 조짐을 보이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