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광의통화(M2) 통계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익증권을 제외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원인이 과도한 통화량 증가라는 시장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은은 30일 M2에서 497조원 규모의 주식형·채권형 펀드와 ETF 등 수익증권을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통화 및 유동성 개편 결과’를 발표했다. 새 기준을 적용한 M2 잔액은 지난 10월 4056조8000억원으로, 종전(4466조3000억원)보다 9.2% 줄었다. 이에 따라 10월 기준 M2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2%로, 종전 기준에 따른 8.7%에서 크게 낮아졌다.
한은은 통계 개편 결과를 설명하면서 시중 통화량이 과도하게 풀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은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M2 증가율은 코로나19 기간에는 장기 평균을 웃돌았지만 2023년 1월 이후 이를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M2 증가율 장기 평균은 7.5%였다.
이번 통계 개편은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이 급증해 원·달러 환율과 집값이 올랐다는 일각의 주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IMF가 2017년 통화금융통계 매뉴얼을 개정한 뒤 오랫동안 준비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