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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비워주세요" 집주인 돌변한 이유가…'놀라운 현실' [병오년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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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비워주세요" 집주인 돌변한 이유가…'놀라운 현실' [병오년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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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경닷컴은 새해를 맞아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실수요자를 위해 매매, 전·월세, 분양 등 3가지 분야에서 내 집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아무쪼록 '내 집 마련'에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전셋집인 아파트 1층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약 만료 시기를 앞두자 집주인이 들어온다고 정리해달라 하더라고요. 사정했지만 집주인은 "내 집을 놔두고 셋방살이하는 게 싫다"며 거절했습니다. 주변에 알아보니 전세도 월세도 많지 않고, 어린이집이 들어온다고 하면 꺼리기도 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서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


    올해 서울 전·월세 시장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공급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매물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그뿐만 아니라 '전세의 월세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성은 악화하고 있다. 월세 상승까지 더해져 세입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서울 전·월세 물건 '증발'
    2일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1월1일~12월29일)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5만1897건에서 4만4179건으로 14.9% 급감했다. 다만 전세와 월세를 분리해서 보면 상황이 조금 다르다. 서울 전세 물건은 연초 3만1814건에서 2만2995건으로 27.8% 쪼그라든 반면 월세 물건은 같은 기간 2만83건에서 2만1184건으로 5.4% 늘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전셋집이 줄어든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일단 서울이 만성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시장이라는 점이다.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올해까지 서울의 적정 수요 4만6567가구를 웃도는 수준을 공급한 연도는 △2000년 6만4052가구 △ 2001년 5만471가구 △2002년 4만9054가구 △2003년 7만3969가구 △ 2004년 5만8159가구 △2005년 4만7204가구 △2008년 5만499가구 △2019년 4만7324가구로 약 25년 동안 8년만 적정 수요를 채웠다.


    2019~2020년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사기 영향도 전세 물건 감소 원인 가운데 하나다. 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 등을 중심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대규모 사기 피해가 발생한 이후 다수의 세입자는 아파트를 찾는 경향이 짙어졌고 이는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로 이어졌다.

    정부 대책도 물량에 영향을 줬다. 문재인 전 정부에서 내놨던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골자로 한 임대차법 시행이 전세 물량에 타격을 줬고, 이번 정부 들어서 내놓은 3번의 부동산 대책도 전세 물량 감소에 영향을 줬다. 정부는 전세 사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전세 대출을 조여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었고 집값 안정을 위해 갭투자를 막았다. 결과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전세가 줄어들게 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어떤 한 가지 요인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전부터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인 원인에 더해 이번 정부 들어서 내놓는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전세가 가파르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이전처럼 전세시장 불안을 대출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올해 서울의 부동산 환경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전셋값이 치솟는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센 '전세의 월세화'…"세입자 주거 부담 확대"
    전세 물건은 점점 줄고 있지만 반대로 월세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집주인 입장에서 살펴보면 과거엔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세 보증금으로 다른 집을 사거나 금리가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등 자금을 굴릴 투자처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마땅한 수익을 낼 만한 곳이 없다 보니 전세 보증금을 받을 이유가 사라지는 추세다.


    세금 부담이 높아지는 점도 있다. 집을 가지고 있는 데 따른 부동산 보유세가 많아지면서 현금 흐름을 만들 필요가 생겼다. 앞서 집값이 정점을 기록했던 2021년께 부동산 보유세를 낼 돈이 없어 집을 정리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입자 입장에선 치솟는 전세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과거와 달리 최근 전세 시장에선 세입자가 전셋집에 들어갈 때 보유한 자금 비중이 크지 않다. 결국 대출을 받아 들어가야 한단 얘기다. 은행에서 대출받아서 이자를 내나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나 크게 다르지 않단 얘기다.


    게다가 집주인들마저 전세 대신 월세로 집을 내놓다 보니 시장엔 월세 물건이 많아지고 우리나라 시장에서 월세로 통용되는, 즉 보증부월세(반전세)의 경우 보증금과 월세 규모를 쉽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입자들이 더 선호하게 됐다는 의견이 많다.

    이런 상황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전세는 28만5029건, 월세는 51만6359건으로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4.43%로 집계됐다. 10건 중 6건 이상은 월세란 얘기다. 월세를 찾는 세입자가 늘면서 서울 월세통합가격지수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월세통합가격지수는 102.8을 기록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전세 물건이 월세로 넘어가는 등 시장 구조 재편으로 전세의 월세화는 더 빨라질 것"이라면서 "특히 핵심지로는 수요가 꾸준히 몰리면서 월세 상승,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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