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214.17

  • 6.39
  • 0.15%
코스닥

925.47

  • 7.12
  • 0.76%
1/3

자동차, 하늘을 날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 하늘을 날다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1927년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카피라이터로 인생을 시작한 로버트 루이스 메이는 1932년 대공황으로 직장을 잃고, 1936년 시카고의 소매업체인 몽고메리 워드로 자리를 옮겼다. 로버트가 크리스마스 상징처럼 자리잡은 루돌프 사슴코를 만들어 낸 것은 1939년 직장 상사의 지시에서 비롯됐다. 쇼핑객을 위한 ‘재미있는 어린이 책’ 저작을 부탁받되 아이들을 위한 동물 이야기를 제안 받았다. 이때 로버트가 선택한 동물이 루돌프로 이름 붙여진 순록이다. 집과 사무실을 오가며 50시간 만에 책을 완성했고, 가족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후 무려 240만부가 배포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47년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상업용이 출판돼 10만부가 팔려 나갔다. 이후 루돌프는 뮤지컬, 노래 등으로 표현되며 미국 크리스마 문화의 일부가 됐다.

    루돌프는 싼타클로스의 비행 썰매를 이끄는 존재로도 유명하다. 하룻 밤 사이 세계 각 국을 돌며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는 싼타클로스는 비록 전설속이지만 플라잉카의 첫 운전자다. 언제든 하늘을 비행하고 필요하면 땅으로 아이들에게 축복을 내려준다. 그리고 상상은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미국 항공 스타트업 에어로노틱스가 세계 최초로 비행자동차 양산에 돌입한 덕분이다. 한화 약 4억4000만원에 판매되는 2인승 플라잉카로 사전 예약 대수만 이미 3500대를 넘어섰다. 전기로 구동되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데 야간은 운행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조작법은 매우 쉬워 10분만 배우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비행과 주행 가운데 어느 것이 주력이냐는 것이다. 에어로노틱스는 자동차로 하늘을 잠시 비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엄밀하게는 비행자동차가 아니라 자동차비행기다. 육상 운행이 주력인 만큼 자동차 모양을 최대한 유지했고, 비행거리 또한 육상 주행거리보다 월등히 짧다. 흥미로운 점은 상업용 대량 생산이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는 셈인데, 이를 보고 육상 주행보다 비행에 주력했던 플라잉카 기업들이 속속 하이브리드 전략을 내놓는 중이다. 비행거리가 짧아도 복잡한 정체 구간을 점프할 수 있으면 그걸로도 충분히 소비자가 만족할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사실 플라잉카를 대량 생산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시도됐다. 1946년 로버트 풀턴이 개발한 에어피비언은 분리 가능한 꼬리와 날개, 그리고 동체 내부에 견인할 수 있는 프로펠러를 달았는데 비행기를 도로 주행에 맞게 개조한 게 특징이다. 당시 시험 비행까지 끝내고 미국 민간항공국의 인증까지 받았지만 생산 자금이 없어 대량 생산에 실패했다. 같은 시기 헨리 드레이퍼스는 지붕에 탈착식 비행 장치가 달린 2도어 세단 형태의 컨버타이저카를 발명했지만 세 번째 비행에서 추락 사망자가 발생해 시험 단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후에도 끊임없는 노력이 이어졌고 이제는 시험 비행에 성공한 기업도 많다.


    지금까지 이동 수단은 공간에 걸맞은 각각의 이동체로 진화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공간을 융합하려 한다. 그리고 소재, 추진, 항법 분야의 지속적인 혁신이 바퀴와 날개의 통합을 견인하는 중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의 대중화가 멀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이동의 공간 융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비행하는 싼타클로스의 썰매가 자동차로 바뀔 날이 곧 올 것 같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