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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팔릴 뻔했다가 '기사회생'…AI시대 핵심 기업으로 떴다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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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팔릴 뻔했다가 '기사회생'…AI시대 핵심 기업으로 떴다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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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운용되는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주요 투자 후보군을 발표했다. '국가 AI컴퓨팅 센터', '평택 첨단 AI 반도체 파운드리' 등 쟁쟁한 프로젝트와 함께 '충북 전력반도체 생산공장'이 포함됐다. 이는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DB하이텍의 200㎜(8인치) 웨이퍼 기반 충북 음성에 있는 파운드리 라인(상우 공장) 증설 등의 프로젝트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선 실리콘카바이드(SiC) 및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 AI 산업과 국방 등에 두루 쓰이는 차세대 화합물 전력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DB하이텍은 향후 상우 공장을 포함해 5년간 차세대 전력반도체 등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 평균 3000억원. 2024년 1253억원, 2025년 2715억원(예상) 수준의 DB하이텍의 연간 투자 규모를 감안했을 때 적지 않은 금액이다.


    조기석 DB하이텍 대표는 지난 10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 토론회에서 "국가 안보 차원에서 국방 반도체 개발도 매우 중요한데, 이는 정부에서도 관심이 많은 차세대 전력 반도체인 화합물 반도체가 핵심"이라며 "DB하이텍 투자를 위한 양질의 정책금융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사업을 통한 조국 선진화 기여"

    DB하이텍은 1997년 설립됐다. 현재까지 크고 작은 부침을 겪었다. 2015께엔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에 의해 SMIC 등 중국 파운드리 기업에 팔리거나 공중분해 될 뻔한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도 현재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건 반도체, 특히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제품·서비스)사업의 중요성을 꿰뚫고 DB하이텍을 포기하지 않은 DB그룹 총수의 의지 영향이 컸다.

    지금도 DB하이텍의 충북 상우공장 로비엔 큰 액자 하나가 걸려 있다. '비메모리 사업에 헌신하여 조국 선진화에 기여한다.' 파운드리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2006년 7월 3일, 김준기 DB그룹(옛 동부그룹) 창업 회장이 직접 쓴 것이다.

    DB그룹은 2001년 충북 음성에 상우공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2002년엔 아남반도체를 인수했다. 현재의 부천공장이 이때 DB그룹의 품에 들어왔다.


    DB그룹은 대규모 파운드리 설비투자를 위해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들로부터 1조5000억원 규모 대출을 일으켰다. 막대한 이자 부담은 DB그룹을 흔들었다.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사태가 발생했다. DB하이텍은 누적 적자 3조원에 부채 규모가 2조3000억원을 넘어설 정도였다. 2009년 김 창업 회장은 차입금 상환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재 3500억원을 출연했다. 심각한 유동성 부족 상황을 겪었던 DB하이텍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 적자 상황에서도 DB하이텍은 선진 파운드리 기술을 개발하고 핵심 인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전력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전력반도체는 전자기기에서 전력 변환과 전류 분배, 제어 등의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AI 산업 확산과 함께 전기의 시대가 오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향후 DB하이텍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으로 거론된다.
    AI 시대 주목 받는 전력반도체 집중 육성

    전력반도체 시장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5년 549억달러에서 2034년 817억달러로 성장한다.


    DB하이텍은 첨단산업에서 고전압·고온 환경을 견딜 수 있는 SiC, GaN 등을 활용한 전력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내년 4분기부터 SiC·GaN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SiC와 GaN은 현재 반도체 소재로 널리 활용 중인 실리콘과 비교해 고온(400~800도)과 고전압(약 10배)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 SiC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전압 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전기차, 고속철도, 산업용 인버터, 풍력터빈 등에 활용한다. GaN은 고주파 환경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통신기기, 고속충전기, 태양광인버터 등에서 쓰인다. 국방, 우주 등의 분야로도 영역이 확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전력반도체 사업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준비 중인 기업은 DB하이텍을 제외하면 삼성전자 정도다. DB하이텍의 경우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를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국내 전력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글로벌 전력반도체 생태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저가 공세에 밀려 '파산보호신청'을 했던 세계 1위 SiC 업체인 미국 울프스피드도 지난 9월 말 회생절차를 완료하고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300mm 시장 진출 검토...국민성장펀드 지원 받나

    반도체업계에선 DB하이텍이 국민성장펀드 자금 지원을 통해 300㎜(12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DB하이텍은 현재 '전통 공정'이라 불리는 200㎜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만 한다. 2015년 DB하이텍은 삼성전자, TSMC 등이 주로 하는 300㎜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고, 2023년 진출 검토를 공식화했다.

    현재 전력반도체가 200㎜ 라인에서 생산되지만, 중장기적으론 300㎜ 라인으로 옮겨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DB하이텍은 300㎜ 투자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대규모 자금 투자에 대한 부담 때문에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DB하이텍에 따르면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월 웨이퍼 투입량 2만장' 규모 300㎜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려면 2조5000억원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반도체 종합 정보 플랫폼 ‘반도체 인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종합 반도체 기업은 물론 원익IPS 등 장비업체와 동진쎄미켐 등 소재·부품기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에 대한 뉴스를 두루 다룰 예정입니다. 향후 반도체 전문가로 필진을 구성하고, 독자의 갈증을 풀어줄 프리미엄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국내 1호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 에이셀’ 등을 활용해 반도체 가격 추이 등 데이터 정보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경닷컴 첫 페이지의 상단 메뉴에 있는 ‘프리미엄’을 클릭하면 반도체 인사이트(https://www.hankyung.com/semiconinsight)를 만날 수 있습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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