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EO 3명 중 2명 "내년 채용계획 없다"…고용시장 위축되나

경기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확산이 맞물리면서 미국 대기업이 내년 신규 채용을 거의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2026년을 앞둔 기업들의 경영 전략은 ‘채용하지 말라’로 요약된다”고 보도했다. 채용 플랫폼 인디드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 핀테크 기업 차임파이낸셜 등은 내년 직원 수를 사실상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인력 파견업체 켈리서비스의 크리스 레이든 최고경영자(CEO)는 WSJ에 “앞으로 ‘지켜보자’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져 사람보다 자본, 특히 기술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용 시장에선 냉각 신호가 뚜렷하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4.6%로 4년 만에 최고였다. 올 한 해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마케팅, 엔터테인먼트 등 고임금 사무직 분야 채용이 부진한 반면 의료와 건설에선 상대적으로 구인 공고가 활발했다. 아마존, 버라이즌, 타깃, UPS 등 주요 대기업은 최근 수개월 새 사무직 인력을 줄였다. 이달 초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이 뉴욕 맨해튼에서 주최한 CEO 모임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6%가 “2026년에 직원을 해고하거나 현재 인력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채용 시장이 위축된 것은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AI가 기업 내 업무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이란 인식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과도하게 늘린 인력을 조정하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도 “일자리 증가가 거의 없는 상태에 가깝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