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승률 1위 자리는 서울고속터미널 관련 테마주인 동양고속이 차지했다. 이밖에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세가 거셌다.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맞물려 300% 이상 급등한 우선주도 속출했다. 코스닥시장에선 로봇과 바이오 관련주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AI·우선주 급등한 한 해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1일~12월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동양고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912.24% 올랐다. 2위는 천일고속(901.39%)이 차지했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들 기업은 서울시가 서울고속터미널 부지 복합개발을 추진하면서부터 급등했다. 천일고속과 동양고속이 각각 서울고속터미널 지분을 각각 16.67%, 0.17%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투기성 자금이 몰린 결과다.3위는 에이피알이 차지했다. 올해 360.0% 급등했다. 다른 화장품주가 주춤하는 사이에도 에이피알은 매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뛰어넘는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상승률이 돋보였다.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기업인 이수페타시스와 코리아써키트가 각각 351.16%, 339.69% 올랐다.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를 20.1% 가지고 있는 SK스퀘어가 각각 244.45%, 321.82% 급등했다. AI 시장의 전력 수요가 커지며 전력기기를 생산하는 기업들도 급등했다. 효성중공업이 347.07% 올랐다.
우선주도 상승률 상위권에 포진했다.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본격화하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에 대한 주가 정상화,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덕분이다. 특히 본업까지 호실적을 기록한 종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두산우는 올해 356.79% 급등하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상승률 4위를 차지했다. 최종적으로 엔비디아에 납품되는 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는 전자BG사업부,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발전 사업 고성장세가 돋보였다는 분석이다. 우선주의 저평가 매력까지 더해졌다. 두산2우B도 337.69% 오르며 상승률 8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우(277.05%)도 12위를 기록했다.
조선, 방산주의 상승률도 컸다. HD현대마린엔진과 HJ중공업은 각각 283.64%, 265.94% 올랐다. 현대로템도 261.77% 상승했다.
○코스닥선 로봇주 활황
코스닥시장에선 원익홀딩스가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1472.55% 급등했다.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원익IPS, 원익머티리얼즈 등 자회사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다. 자회사 원익로보틱스 덕분에 ‘로봇 테마 대장주’ 중 하나로 꼽혔다.내년 로봇 기업의 휴머노이드 양산 체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로봇주의 상승세도 거셌다. 로보티즈와 클로봇이 각각 1085.90%, 619.42% 급등했다.
바이오주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비만치료제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디앤디파마텍이 680.30% 올랐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3조7000억원 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한 에이비엘바이오도 565.55% 상승했다. 올릭스와 큐리언트도 각각 599.9%, 559.33%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크게 하락한 기업은 엑시큐어하이트론이었다. 81.60% 급락했다. 주력 업종을 바이오로 전환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되고, 투자 조합의 대거 차익실현이 잇따르면서다. 전 대표의 횡령으로 현재 거래정지된 상태다. 주가조작에 연루된 종목의 하락세가 컸다. 삼부토건은 63.16%, DI동일은 57.72%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기업은 지난 6월 상장폐지가 결정된 에이디칩스(-94.05%)다. HLB테라퓨틱스도 안구질환 치료제의 유럽 임상 실패 후 올 들어 74.99% 떨어졌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