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2'(이하 '흑백요리사2')에 출연 중인 요리사 임성근이 연일 온라인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거침없는 언변과 허풍처럼 들리는 자신감, 그리고 이를 증명하는 실력까지 더해지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임성근은 '흑백요리사2' 3라운드 팀전에서 특히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거짓말 조금 하면 소스 5만 가지 정도는 안다"고 말하며 소스를 만들며 물엿과 식초, 간장을 계량 없이 눈대중으로 들이붓는 모습을 보여 양식 셰프들을 놀라게 했다. 이를 지켜보던 셰프들이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완성된 소스를 맛본 뒤에는 "맛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임성근은 이에 대해 "40년 가까이 일반 음식점에서 하루 300명, 400명씩 대량 조리하다 보니 통에 들어 있는 것만 봐도 딱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맛은 내가 귀신이다. 물을 네다섯 개 끓여도 저건 조리가 됐구나 다 맞힌다"며 자신의 혀와 감각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57년 경력의 '중식의 신'으로 불리는 후덕죽 셰프에게 참외 무치기를 자연스럽게 맡기고, 후 셰프의 중식도를 슬쩍 빌려 마늘을 다지는 모습 역시 화제를 모았다. 임성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요즘 저랑 중년 부부(?) 바이브가 있다고 많이들 말씀해주셨다"며 "방송으로 다시 보니 더 열심히 도와주시는 게 보여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늘 존경한다"고 밝혔다. 이어 "빌려 쓴 중식도는 잘 반납했다"라는 멘트를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온라인에서는 임성근을 두고 각종 비유가 쏟아졌다. "내 말 하나도 안 듣는 이삿짐 아저씨 같은데, 다 끝나면 예술적으로 배치돼 있다", "경로는 자기 마음대로 가는데 목적지에는 정확히 데려다주는 택시 기사 같다"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누구보다 사기꾼 같은데 누구보다 정파"라는 말이 밈처럼 퍼지고 있다.
임성근의 과거 이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5년 방송된 '한식대첩3' 우승자로, 당시 결승을 앞두고 자신이 운영하던 한식당이 1층부터 3층까지 전소되는 사고를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재료는 물론 직접 개발한 소스까지 모두 불에 탔지만, 그는 결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흑백요리사2'에서도 그의 실력은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청국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그는 생청국장에 시판 참기름을 활용해 맛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제한 시간 25분을 남기고 요리를 마무리했다. 심사위원이 눈을 가리고 시식한다는 점을 고려해 오방색으로 플레이팅을 맞춘 장면도 화제가 됐다. 백종원, 안성재 셰프 역시 그의 결과물에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임성근은 대한민국 국가 공인 조리 기능장이기도 하다. '한식대첩'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10년이 지나도 저 허세는 어디 안 갔다"는 반응과 함께 "(허세)왕의 귀환을 응원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 셰프는 최근 불거진 '식당 운영 논란'과 관련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지난 26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현재 제가 운영하는 음식점은 없다"고 밝혔다. 일부 음식점이 그의 사진과 이름을 내걸고 홍보하자 이를 바로잡기 위한 목적이었다.
임성근은 "백운호수 한정식집은 불법으로 제 초상권을 사용해 소송을 벌이고 있다"며 "남의 얼굴을 무단으로 쓰는 건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모델로 활동했던 갈비 프랜차이즈와의 관계에 대해선 "계약 기간이 끝나 지금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새로운 식당 개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임성근은 "파주 심학산에 건물을 짓고 있고 거의 완공 단계"라며 "2~3월쯤 새로운 메뉴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 끼에 50만원, 100만원 받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 2만원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음식을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임성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식대첩' 안 보신 분들이 '저 아저씨 혹시 빌런 아니야' 하고 조금 불안해 하셨다더라. 제가 누구냐. 5만 가지 소스의 고수 임짱"이라며 "앞으로도 임성근 아저씨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967년생인 임성근은 중학생 시절부터 음식점에서 일을 시작해 현장에서 몸으로 익히며 요리사의 길을 걸어왔다. 오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 한식 조리기능장 자격을 취득했으며, 같은 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2012년에는 한식문화교류협회 표창을 받았다. 이후 한국조리사회중앙회 감사, 대전세계조리사대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 한식문화교류협회 수석부회장 등 다양한 단체와 행사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 활동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