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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없이 얻는다"…엔비디아, 인수 아닌 라이선스 매입 선택한 이유[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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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없이 얻는다"…엔비디아, 인수 아닌 라이선스 매입 선택한 이유[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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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의 핵심 자산과 인재를 200억달러에 확보하는 거래를 추진하면서, 반독점 규제를 의식한 ‘비독점 라이선스’ 구조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그록과 관련된 200억달러 규모의 거래에 대해 아직 공식 보도자료나 규제 당국 제출용 공시를 내놓지 않았다. 회사 측은 그록이 공개한 블로그 게시물에 담긴 내용만을 확인해주고 있는 상태다.


    그록은 이번 거래를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인수합병(M&A)이 아니라 기술 라이선스와 인재 영입을 결합한 형태다. 이에 대해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래스곤 애널리스트는 “반독점 이슈가 가장 큰 위험 요인이지만, 비독점 라이선스 구조는 ‘경쟁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허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CNBC는 그록의 리드 투자자인 알렉스 데이비스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고성능 AI 가속기 칩을 설계하는 그록의 자산을 현금 2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양사는 거래 금액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다. 그록은 올해 9월 마지막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 69억달러를 인정받은 바 있다.


    그록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조너선 로스와 사장 서니 마드라 등 주요 경영진은 엔비디아에 합류해 라이선스 기술의 확장과 고도화를 맡게 된다. 다만 회사 자체는 독립 법인으로 존속하며,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이먼 에드워즈가 경영을 이어간다.

    만약 이번 거래가 일반적인 인수였다면, 이는 엔비디아 창사 32년 만의 최대 규모 인수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종전 최대 인수는 2019년 이스라엘 반도체 설계업체 멜라녹스를 약 70억달러에 사들인 사례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활용해온 전략을 그대로 따랐다. 대규모 인수를 피하는 대신, 수십억달러를 투입해 AI 핵심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 접근권을 라이선스 형태로 확보하는 방식이다.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이미 유사한 전략을 활용해왔다.

    이 같은 방식은 반독점 심사를 일정 부분 피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거래를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엔비디아 역시 지난 9월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엔파브리카의 CEO와 핵심 인력을 영입하고 기술을 라이선스하는 데 9억달러 이상을 지출한 바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약 1% 오른 190.53달러에 마감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42% 상승했으며, 생성형 AI 붐이 본격화된 2022년 말 이후로는 13배 이상 뛰었다. 회사는 늘어난 현금 보유액을 바탕으로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10월 말 기준 현금 및 단기투자자산은 606억달러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엔비디아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록은 AI 추론 분야에 특화된 칩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강점을 가진 AI 훈련 영역과 결합할 경우, AI 반도체 전반에서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캔터는 보고서에서 “엔비디아는 이번 거래로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며 “경쟁사로 넘어갈 수 있는 자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경쟁 해자(모트)를 더욱 넓혔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 역시 “놀랍고 비싸지만 전략적인 거래”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다만 그록의 핵심 지식재산권(IP) 귀속, 경쟁사에 대한 라이선스 가능 여부, 잔존 사업부가 엔비디아의 서비스와 가격 경쟁을 벌일 가능성 등은 여전히 불확실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추가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의 공식 입장은 내년 1월 5일, 젠슨 황 CEO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연설에 나설 때 처음으로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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