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올해 리뉴얼을 단행한 5개 매장(킨텍스·동탄·경산·목동·남양주) 모두 매출이 늘었다. 가장 극적 변화를 보인 곳은 ‘스타필드 마켓’ 2호점 일산 킨텍스점이다.
스타필드 마켓은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휴식·체험 요소를 이마트에 이식한 새로운 유통 모델이다. 킨텍스점은 지난 6월 리뉴얼 이후 이달 9일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7% 늘었다. 방문객 역시 98.9% 급증했다. 매장의 상당 부분을 매대 대신 도서관, 쉼터 같은 비상업 공간으로 채우자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덩달아 매출까지 껑충 뛰었다. 비슷한 전략으로 동탄점(17.4%), 경산점(19.3%)도 10%대 매출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식료품(그로서리)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이마트 리뉴얼’ 점포들도 선전했다. 이마트는 남양주점과 목동점의 매장 구조를 기존 ‘직선형’에서 ‘순환형 동선’으로 뜯어고쳤다. 방문객이 매장 구석구석을 자연스럽게 둘러볼 수 있도록 통로를 정비하고 상품 구색을 바꿨다.
그 결과 7월 재단장한 남양주점에선 3시간 이상 체류한 방문객 비중이 35.5%로 늘었다. 매출은 14.6% 증가했다. 목동점도 올 1월 이후 현재까지 10% 매출 증가를 달성했다. 이들 매장의 선전에 힘입어 이마트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324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7.6% 증가한 것이다.
리뉴얼 효과를 확인한 이마트는 서울 핵심 상권인 은평점과 양재점 재단장에 들어갔다. 서울 서북부 거점인 은평점은 지하 1층부터 지상 9층에 이르는 수직형 구조를 활용해 그로서리와 ‘몰링’(malling) 복합 매장으로 바꾼다. 이달 우선 공개한 그로서리 매장은 기존 198㎡ 대비 4배 늘린 760㎡ 규모로 확장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고층부는 ‘영패밀리’를 겨냥해 문구·완구 존을 신설하고 49개 인기 브랜드를 유치해 지역 밀착형 쇼핑몰로 꾸밀 예정이다.
서울 강남권 격전지인 양재점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방문객의 동선을 20%가량 줄일 수 있는 설계로 쇼핑 피로도를 낮추는 대신 강남 상권의 높은 주류 수요를 겨냥해 330㎡ 규모의 초대형 주류 매장을 전면에 배치해 차별화했다. 인근 코스트코, 하나로마트와 차별화한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맞물려 이마트의 매장 경쟁력 강화 전략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