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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은 하나가 아니다”…‘가격 다원론’과 재평가제도[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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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은 하나가 아니다”…‘가격 다원론’과 재평가제도[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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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평가]

    부동산 가격을 둘러싼 분쟁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특히 공익사업에 편입되는 토지 등의 보상 또는 재개발 현금청산 등 법률에 따라 여러 차례 감정평가가 진행되는 경우에 매번 진행되는 감정평가의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 과연 “어느 감정평가가 맞는가”라는 물음이다.

    동일한 부동산임에도 감정평가서마다 평가의 과정과 평가액이 다를 수가 있는데, 간혹 그 차이 자체를 근거로 특정 감정이 부당하거나 위법하다고 단정하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감정평가의 구조와 부동산 가격의 본질에 대한 오해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부동산 가격은 하나의 고정된 절댓값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평가목적 및 적용되는 법령과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또한 부동산 가격은 늘 고정되어 정체되어 있지 않고 국지적, 거시적 시장 상황에 따라 항상 변동하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평가 시점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당연히 달라야 한다.

    이 지점에서 ‘부동산 가격 다원론’을 소개하면 동일한 부동산이라 하더라도 평가목적, 기준시점, 법적·경제적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복수의 가격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부동산 가격 다원론에 대한 인식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7조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규정은 재평가가 필요한 경우를 열거하고 있는데 그 전제부터가 주목할 만하다.

    동조 제2항 제2호는 최고평가액이 최저평가액의 110퍼센트를 초과하는 경우에 재평가 사유가 된다고 규정하는데 이를 해석하면 동일한 목적과 동일한 시점이라는 엄격한 조건으로도 감정평가사 간 10% 이내의 가격 격차를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일한 목적, 동일한 기준시점으로 두 명 이상의 감정인이 평가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개별 감정인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법이 예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감정인에 대한 가격 결정의 재량과 독립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한편 동조 제3호는 평가 후 1년이 지날 때까지 보상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경우 재평가를 하도록 규정하면서 ‘시간의 경과에 따른 부동산 가격의 변동’을 성문법상 명확히 인정하고 있다.


    시장 상황, 수급, 금리, 개발 여건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부동산시장 및 부동산 가격의 특성상 시점마다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며 이처럼 부동산 가격 다원론을 보상법에서 인정하여 과거의 평가액으로 보상하지 않도록 제한을 둔 것은 피수용자 보호에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살펴보면 재평가 제도는 감정평가의 불완전성을 전제한 장치가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본질적으로 유동적이고 다층적이라는 부동산 가격의 특성을 제도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감정평가가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재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사정이나 조건, 현상 변경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하에서 다시 평가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실제로 기업체가 일정 기간이 지날 때마다 시행하는 자산재평가 역시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여 신용도를 제고하는 수단으로 활발히 활용된다. 자산가치가 상향 조정되면 자기자본이 증가해 부채비율이 개선되어 금융기관 신용평가와 대출 조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담보가치 극대화 내지 각종 세무·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가격이 왜 다르냐”를 묻기보다 “부동산 가격은 왜 하나일 수 없는가”를 이해해야 할 때다. 이것이 가격 다원론이 우리 실무에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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