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펼쳐온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해외 투자 관련 현금성 이벤트와 광고를 금지하는 강수를 두자 제재 대상이 아닌 서비스까지 축소하며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비대면 전용계좌인 ‘슈퍼365’ 신규 가입자에게 제공하던 미국 주식 ‘제로 수수료’ 방침을 다음달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주식 매매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 유관기관 제비용 등 모든 거래 비용을 면제하는 이 이벤트는 당초 내년 12월까지 이어갈 예정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해외투자 실태 점검 중간 결과 및 향후 대응 방향’을 내놓으며 증권회사의 해외 투자 관련 현금성 이벤트와 광고를 내년 3월까지 중단시켰다. 이에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다수 증권사가 수수료 무료 행사와 주식 및 현금 증정 이벤트를 즉시 중단하거나 조기 종료하겠다고 알렸다.
당국의 대응 방향에서 언급되지 않은 투자 정보 제공 서비스 중단 사례도 나왔다. 키움증권은 2018년부터 운영해온 텔레그램 채널 ‘키움증권 미국주식 톡톡’을 26일부터 폐쇄하기로 했다. 미국 주식과 관련한 언론 보도, 주가 분석을 전하는 이 채널은 4만 명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중국과 신흥국 증시 관련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던 채널 운영을 중단했다. 두 증권사는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일시적 중단”이라고 해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마케팅 이벤트가 없어졌다고 국내 주식으로 돌아올지 의문”이라며 “증권업계 관점에선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범진 기자/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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