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4일 17: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서울 도심권역(CBD)의 핵심 오피스 자산인 ‘에티버스타워’를 인수한다. 고금리 장기화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CBD 내 프라임급 오피스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에 있는 에티버스타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도자인 캡스톤자산운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년 1월 하순까지 실사를 진행한 뒤 최종 인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매도자 측 희망 매각가는 2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가격은 실사 결과와 협상 과정에 따라 조정될 전망이다.
1980년 준공된 에티버스타워는 지하 4층~지상 22층, 연면적 4만5000㎡ 규모 오피스 빌딩이다. 지상층 전체 면적은 캡스톤자산운용이 소유하고 있지만, 일부 지하상가 점포는 여러 소유주가 있는 구분소유 형태다. 이번 매각 대상은 캡스톤자산운용이 보유한 지상층 전체와 일부 지하상가 면적 총 3만8000㎡다.
이 빌딩은 숭례문 맞은편 대로변에 자리한 도심권역 대표 오피스 중 하나로 꼽힌다. 지하철 1·4호선 서울역과 회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어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남대문·명동 상권 및 주요 업무 거점과의 연계성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과거 한국씨티은행 본점으로 사용되다 소유주 변경과 함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치며 업무시설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투자자가 노후 자산을 매입해 리모델링·임차인 재구성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Value-add)’ 전략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현재 롯데손해보험을 비롯해 에티버스그룹(옛 영우디지탈),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 임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티버스타워는 입지적 상징성과 리모델링을 통한 상품성을 함께 갖춘 편”이라며 “도심권역 오피스는 우량 입지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경향이 있어 경기 변동에도 자산 가치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거래가 ‘거래절벽’ 국면에서도 프라임 오피스가 꾸준히 소화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BD는 대체로 대기업·금융사·공공기관 등 우량 임차 수요 기반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남은 실사 기간 동안 자산의 물리적 상태, 설비·안전 관련 투자 필요 규모, 임대차 계약 구조와 만기 분포 등을 종합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가 마무리될 경우 코람코자산신탁은 도심 핵심 입지 오피스 자산을 추가로 확보하며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