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10시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올 들어 1850만 번째 방한한 외래 관광객인 싱가포르 국적의 샬메인 리 씨가 들어서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날 최대 외래 관광객 유치를 기념해 1850만 번째로 입국한 관광객을 환영하는 행사를 연 것이다. 김대현 문체부 2차관은 리씨에게 한복 목도리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리씨는 “열 번 이상 한국을 찾았을 정도로 한국을 좋아한다. 24일 생일을 한국에서 보내려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방한 외래 관광객은 187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로써 종전 최대 기록인 2019년 1750만 명을 뛰어넘게 됐다. 외래 관광객은 2018년 1535만 명에서 2019년 1750만 명으로 증가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급격히 위축됐다. 엔데믹 시기인 2023년에도 1103만 명에 그치며 회복세가 더뎠지만 지난해 1637만 명으로 반등한 데 이어 올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1870만 명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1.68초마다 관광객 한 명이 방한한 셈”이라며 “관광업계에서 핵심 소비층인 2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단체관광객·중국 대학생 배움여행 시장을 개척해 거둔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K컬처의 인기를 방한 관광객 유치에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현장에서 발로 뛴 관광업계의 노력이 주효했다”고 했다.
일본과 대만 등에서 방한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대만에서는 부산, 대구 등 지역 관광상품을 확대했고, K푸드와 K야구 등 전방위 K컬처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대만인 관광객은 작년보다 27%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2030 여성을 겨냥해 재방문객 유치에 주력했다. 올해 일본인 관광객은 2012년(352만 명) 이후 13년 만에 역대 최대치(361만 명)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호주, 유럽, 미국 등의 신규 취항과 항공 증편을 통해 시장 다변화에 주력했다.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제52회 관광의 날’ 기념식과 함께 시상식이 열렸다.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은 고재경 노랑풍선 회장이 수훈했다. 고 회장은 관광 분야 정규직 650명을 채용하고, 서울 시티투어 버스를 활성화해 연간 이용객 9만8000명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동탑산업훈장은 항공업계 사령탑이자 40년간 항공업에 몸담은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이 받았다.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이정호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는 관광 인력 양성을 위해 46개 교육기관과 산학협력을 맺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힘썼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K컬처가 세계를 흔들고 있는 지금, 성장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관광의 깊이를 더해야 하는 만큼 2030년 목표인 방한 관광객 3000만 명을 조기에 달성하고 선진 관광 국가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