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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살며 18년을 꼬박 부었는데…멘붕 온 30대 결국 [새해 내집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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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살며 18년을 꼬박 부었는데…멘붕 온 30대 결국 [새해 내집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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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초강력 부동산 수요억제책인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시행된 지 두 달가량 지나 새해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세 편에 걸쳐 전방위 대책 이후 시장을 진단하고 실수요자 입장에서 병오년 새해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성인이 되자마자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18년이 지났습니다. 서울에서 아파트 당첨은 어림도 없는 것 같아 해지를 고민 중입니다."


    서울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30대 직장인 현모씨는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청약 합격선을 보고 막막해졌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부양가족 수를 따진 가점이 50점에 불과한 자신은 당첨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청약가점은 무주택기간(32점)과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등으로, 만점은 84점이다.

    서울 아파트 청약 가점 합격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서울 아파트의 평균 최저 당첨 가점은 40.9점이었다. 현씨의 가점으로도 충분히 당첨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합격선은 2023년 53점으로 올랐고 지난해는 63점으로 재차 뛰었다. 3인 가구가 무주택과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을 채워 받을 수 있는 만점인 64점으로도 단지에 따라서는 당첨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올해 서울의 청약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지난달 1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초구 '반포래미안트리니원'은 당첨자의 가점 커트라인이 최고 82점, 최저 70점에 달했다. 3인 가구는 커녕 4인 가구 만점(69점)도 모두 탈락했다는 의미다. 송파구 '잠실르엘'도 9월 청약 결과 당첨자 커트라인 최저점은 74점이었다.

    최근 수년 사이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올라버린 분양가도 수요자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1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5043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민간아파트 3.3㎡당 분양 가격이 5000만원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2022년 12월 서울 민간아파트 3.3㎡당 분양 가격 2988만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약 70% 오른 수준인데, 전용 84㎡ 아파트로 환산하면 3년 전에는 10억원이던 분양가격이 현재 17억60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청약 당첨도 어렵고 분양가 감당도 버거워지면서 청약 무용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1월 말 기준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26만4249명으로 전월 대비 4만8744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필수 가입기간을 충족한 1순위 가입자는 한 달 만에 5만8479명이나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2648만5223명이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 1년 동안 사라진 청약통장도 22만개가 넘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청약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인기 지역에서는 어렵지만, 시야를 넓히면 3인 가구 만점으로도 서울 아파트 입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주택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을 채운 3인 가구 가점은 64점인데, 배우자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2년 이상이라면 추가로 3점을 받아 67점이 된다.

    지난 5월 공급된 구로구 '고척푸르지오힐스테이트'는 당첨자 최저 가점이 주택형에 따라 49~68점에 분포했다. 전용 59㎡, 84㎡ 일부 주택형에서는 49점도 당첨권에 들었다. 또한 투기과열지구에서 전용 60~85㎡, 85㎡ 초과의 가점제 적용 비율이 늘어나지만, 전용 60㎡ 이하는 가점제 비율이 40%로 유지된다. 그만큼 전용 60㎡ 이하 추첨제에서 당첨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10·15 대책으로 인해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게 됐다"며 "분양가격이 시세 수준으로 오르면 청약 경쟁률이 내려가고 합격선도 지금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서울의 높은 분양가가 부담스럽다면 수도권 3기 신도시 공공분양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년 정부의 공공분양이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약 3만 가구에 달한다"며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은 길지만 자산이 적어 고민인 수요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인천 계양·고양 창릉·하남 교산 등을 추천 지역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청약 기회가 사라지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 등에서 20점대 가점으로 당첨되는 일이 있었다"며 "지금 당장은 당첨 가능성이 낮아 보이더라도, 성급하게 청약통장을 해지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생기는 틈새 기회를 꾸준히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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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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