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22일 엔저에 대해 “한 방향으로 급격한 움직임이 보여 우려하고 있다”며 “지나친 움직임에 적절한 대응을 취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포인트 올렸지만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7엔을 넘어서자(엔화 가치 하락)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이다.앞서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금융 긴축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판단해 엔을 매도했다.
달러당 157.72엔까지 치솟은 엔·달러 환율은 미무라 재무관의 구두 개입 이후 157엔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시장에선 일본은행의 다음 기준금리 인상까지 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어 달러당 160엔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넘나들자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했다. 이번에도 단기간 달러당 160엔을 넘어서면 급격한 변동으로 간주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엔화 매수, 달러 매도 개입은 일본의 판단만으로 단행하기 어렵다. 그동안 미리 미국 측 이해를 얻어 실시했다.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미국도 엔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개입에 무조건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인위적 시세 조작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미즈호증권 수석환율전략가는 “미국은 엔저에 환율 개입이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당장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엔저는 일본 국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급격한 엔저 탓에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10%까지 상승(국채 가격 하락)하며 약 2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재정 확장도 국채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다카이치 정권은 오는 26일 결정할 내년 예산안 규모를 120조엔 이상으로 잡았다. 역대 최대인 올해 예산(약 115조엔)을 웃도는 금액이다. 국채를 추가 발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국채 매도를 재촉하고 있다.
한편 엔저는 증시에 훈풍이다. 자동차 등 수출 기업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1% 오른 50,402에 장을 마쳤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