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2일 14: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가 회계기준원 원장 선임 과정에 공정성에 훼손됐다며 비판했다. 한 교수는 11월 이뤄진 회계기준원 원장 추천위원회 투표에서 1순위로 선정됐으나 19일 본투표에서 곽병진 카이스트 교수에게 뒤져 원장에 선임되지 못했다.
그는 "1순위 후보로 추천된 이후 일부 언론들의 왜곡된 보도 등으로 본인의 40년 전문성과 성과가 외면당했다"며 선임 절차에 외부 개입 의혹 등도 불거진 만큼 선임 절차 전반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교수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한국회계기준원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소명감으로 이번 원장직에 지원했다”며 “최근 선임 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는 학자로서의 양심과 전문가로서의 명예는 물론, 우리 사회의 공정성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이 ‘특정 기업 옹호’ 및 ‘정치적 편향성’이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을 씌워 자신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원추위 이후 한 교수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 등에서 대기업에 유리한 해석을 했으며, 최근 보험업 회계처리 논란 관련해서도 특정 기업을 옹호했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그는 “오히려 삼성의 핵심 경쟁사인 ㈜LG의 사외이사로 6년간 재직하는 등 삼성과 어떠한 이해관계나 혜택도 주고받은 적이 없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의견서는 독립적 전문가로서 제출한 것으로 이미 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을 통해 그 정당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보험업 회계 논란 관련 발언 역시 회계 투명성을 전제로 '보험 소비자 보호'라는 공익적 관점을 강조한 것이지, 특정 기업을 대변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 교수는 “정치적 편향 관련해서도 전 정권뿐 아니라 어느 특정 정권과도 관계를 맺거나 정치적 직책을 맡은 적이 없다”며 “이런 사실을 무시한 채 왜곡된 기사를 남발한 일부 매체에 대한 의도와 혹시 배후가 있다면 그 배후가 밝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선임 과정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원추위의 평가 결과가 최종 단계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번복됐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 교수는 “원추위와 총회 사이에 피추천인에게 결정적인 흠결이나 결격사유가 발생하거나 사실로 밝혀진다면 순위가 뒤집혀야 된다”며 “그러나 그 기간에 부도덕한 행위 등 원추위의 결과를 바꿀 아무런 결정적 흠결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 교수를 추천한 추천인 이름이 별도 동의 없이 외부에 유출돼 매체에 보도가 된 점도 지적했다. 원장 후보로 제출한 서류는 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서류라는 점에서 선거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총회의 투표과정에 특정 기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국회계기준원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정성이 훼손된 것”이라며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운영되어야 할 한국회계기준원의 인사가 불투명한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대한민국 회계 생태계의 후퇴를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19일 회원총회를 앞두고 금감원측 인사가 투표에 참여하는 일부 회원기관에 연락해 곽 교수를 밀어달라는 취지의 연락을 취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감원이 일부 회원기관 표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한 교수는 “자리에 연연하여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라며 “왜곡된 보도와 불공정한 절차로 인해 실추된 전문가로서의 명예를 회복하고, 우리 사회의 인사 시스템이 최소한 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묻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