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자 '달러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증시 변동성을 피해 단기 투자처를 찾는 개인 투자자들이 원화 파킹형보다 금리·환차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달러 상품을 선택하고 있어서다.
22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파킹형 ETF 중 지난 한 달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이 가장 많았던 상품은 'TIGER 미국초단기(3개월이상)국채'였다. 이 기간 668억원이 유입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초단기채(SGOV)'의 한국판 상품으로, 달러 노출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단기 자금을 굴릴 수 있다. 미국 초단기채권과 달러에 동시 투자하는 'KODEX 미국머니마켓액티브'도 228억원의 개인 자금이 순유입되며 3위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의 대표적인 초단기 기준금리인 SOFR(무위험지표금리)을 추종하는 ETF의 순자산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 역시 환차익과 함께 미국 기준금리 수준의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국내 상장된 6개 SOFR ETF의 순자산 총합은 지난달 19일 1조5131억원에서 이달 19일 1조643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달 새 13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달러 파킹형 상품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건 수익률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3.5~3.75%로 한국(2.5%)보다 높고, 원·달러 환율도 꾸준히 올라 150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도 높고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는 달러 상품이 원화 상품보다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파킹형 ETF 수익률 순위를 보면 상위 1~8위가 모두 달러 상품이다. 'RISE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가 0.95%로 가장 높았다. 다른 SOFR, 미국머니마켓, 미국 초단기 ETF 등도 0.6~0.7%대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원화 파킹형 상품이 0.1~0.2%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1400원대 후반 환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의 환율 방어 조치가 단행될 경우 환율 상승 효과가 일부 억제될 수 있다"면서도 "국내 투자 환경을 볼 때 달러 매수 우위 상황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연말 종가 역시 1400원대 중후반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