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의 테스트베드입니다. 글로벌 기업인 로레알이 한국 파트너들과 ESG를 논의하는 이유입니다.”박지선 로레알 동북아시아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사진)는 21일 기자와 만나 “한국은 로레알그룹 내에서 혁신과 트렌드를 주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지속가능성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2001년 로레알에 입사해 인수합병(M&A)과 투자 업무를 담당하다가 지난해 동북아 ESG 총괄로 자리를 옮긴 박 CSO는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ESG 등의 뷰티 관련 여러 솔루션을 실험하고 검증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CSO는 한국은 로레알이 새로운 뷰티 혁신을 일구는 데 완벽한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세계적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회사들이 터를 잡은 데다 뷰티용품 패키징 회사들의 노하우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은 화장품 원료 채취부터 제품 폐기까지 발생하는 전 과정(스코프3 단계)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인데, 로레알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며 “한국 파트너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로레알은 2018년 설립한 코리아혁신센터를 발판으로 국내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화장품 관련 업계와 ‘넷제로 파트너 포럼’도 열었다. 박 CSO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논의하는 넷제로 파트너 포럼은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한국에서만 진행했는데, 이는 이들 지역의 파트너들이 가진 중요성과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국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뿐만 아니라 전체 뷰티산업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과 협업해 ESG 솔루션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로레알은 북아시아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로레알 빅뱅’에 올해부터 지속가능성 트랙을 신설했다. 박 CSO는 “로레알 빅뱅 프로그램에 선정된 한국 스타트업 ‘리플라’의 플라스틱 재생 기술이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 초청받는 등 한국 기술력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CSO가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서 ESG 활동을 펼치며 주안점을 두는 대목 중 하나는 ‘듀얼 엑설런스’다. ESG 활동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의미다. 그는 “ESG는 재무적 성과와 비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제품이 소비자 선택으로 이어지는 방안을 열심히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