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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로 3300만원 날릴 판"…50대 개미 울린 '눈물의 종목'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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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로 3300만원 날릴 판"…50대 개미 울린 '눈물의 종목'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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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주식 투자 경력 19년 4개월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

    “가치주라고 생각해서 매수했는데 너무 안 오르네요. 1년 넘게 ‘물타기’(주식 매수 단가를 낮추기 위해 추가 매수)를 하다 보니 노후자금을 벌써 3300만원 정도 투자했는데 언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답답합니다.”

    전라북도 군산에 거주하는 50대 이 모씨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숨을 푹 쉬었다.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입시학원을 운영한 학원장이었지만 코로나19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했다.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시설에서 시설관리인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이달 정년퇴직했다.
    노후자금으로 포시에스 산 50대…“잘못된 투자인가 의구심”
    그는 “여유 자금으로 투자를 했지만 유튜브와 주식 카페 등을 참고해 공격적인 투자를 한 탓인지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고 스스로 공부해 발굴한 종목이 포시에스였는데 이마저도 잘못된 투자인가 의구심이 든다”고 토로했다.


    포시에스를 투자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전자문서 솔루션 시장 점유율 70%와 초거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해외 공략 등 활발한 사업 활동에 매력을 느꼈다”고 답했다. 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자랑하는데 주가는 움직이지 않아 너무 억울하다는 게 그의 속내다.

    특히 “적극적인 기술개발에 대한 홍보나 IR을 통해 기업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가치제고에 나서주면 좋겠는데 너무 단신성 뉴스만 쏟아져 주목을 못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씨의 잔고를 살펴보면 2369원에 산 1만4039주가 찍힌다. 첫 매수 시점이 2024년 5월인 점을 감안하면 1년7개월 만에 474만원 정도 손실인 것이다. 시간 투자 대비 수익률도 -14.26%로 기회 비용을 많이 날리고 있다.
    흑자 경영에도 영업이익 미미…IR 의지도 없어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포시에스는 웹과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문서 생성 솔루션과 리포팅 솔루션 등을 자체 기술로 개발해 공공기관·금융기관·일반 기업 등에 공급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1995년부터 연구개발(R&D)을 시작해 30년간 기술력을 축적했고 오즈리포트(OZ Report)와 오즈이폼(OZ e-Form)을 출시해 국내 전자문서 시장을 선도해왔다. 2018년엔 클라우드 기반 전자계약 서비스 이폼사인(eformisign)도 출시했다.


    인공지능(AI)기반 전자문서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차세대 전자문서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시장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데 음성인식과 자연어 처리 등 AI 융합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전자문서와 전자서식 작성 방식을 업계 최초로 특허 등록해 기술적 차별화를 확보하기도 했다. 또 애플 공식 인증 리셀로로서 기관·기업에 애플 디바이스를 유통하는 사업을 지속 확장 중이다.

    흑자는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04억원, 영업이익 3억원에 그친다. SW 기업 특성상 4분기가 실적 정점을 찍는 건 참고해야 한다. 아직 연간 매출이 400억원을 못 넘기 때문에 신성장동력이 절실하다.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4.4% 수준이다.

    총 주식 수는 2732만1969주로 조종민 회장(지분 33.4%) 외 특수관계인 6인이 지분 50.9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자사주 3.99%, 외국인 2.12%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45%가 안 된다.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86억원, 유형자산 347억원이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빚에 해당하는 유동부채는 50억원 정도다. 부채비율 7.43%, 자본유보율은 459.89%다.
    1년 새 주가 제자리…네이버 토론실, 회사 저격 글 많아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2035원으로 작년 말(2024년 12월 30일 1994원) 대비 제자리걸음이다. 이 같은 흐름은 소극적인 IR 탓으로 보인다. 대주주 지분이 과반을 넘으면서 IR 활동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1년간 증권사 리포트도 없었다. 향후 사업 계획과 주주환원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응하지 않았다. 포시에스를 믿고 투자한 이 씨와 같은 소액주주들의 실망감만 커질 뿐이다.


    최근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도 5만730주에 그친다. 금요일 종가 기준 단순 환산 땐 하루 1억원을 겨우 넘긴다. 코스피지수가 4000을 넘는 등 ‘역대급 불장’에서 포시에스 주주들의 소외감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네이버 종목토론실에는 회사의 소극적인 경영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주가 부양 의지가 없는 회사는 투자하면 안 되는데 후회막심’ ‘주주가 돈줄이니?’ ‘10년 넘게 주주 농락하나. 그냥 자진 상폐해라’ ‘소액주주 모임해서 대표 해임시키자’ 등 대주주(조종민 회장)를 향한 비판적인 글이 많다.

    이재명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중 시가총액 기준을 현행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3배 이상 상향하는 만큼 포시에스도 사정권에 있다. 2029년엔 시가총액이 300억원을 넘어야 하는데 현재 556억원이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카드를 지금부터 하나하나 펼쳐야 하는 셈이다.
    법조계 “자금 조달하면서 최소 의무만 … 비정상적 거버넌스”
    홍석현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행 법제는 상장사에 대해 공시 의무는 강하게 부과하면서도 개별 주주 질의나 언론 취재에 일일이 답변하라는 직접적인 의무까지는 두고 있지 않아 겉보기에 상장사의 ‘침묵’ 자체가 곧바로 위법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요한 경영·재무 정보에 관해 시장이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회사가 설명을 거부한 채 공시도 내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 시점부터는 단순한 소통 부재가 아니라 자본시장법상 공시위반, 나아가 불성실공시와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소지가 있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이미 ‘투자자와의 적극 소통’을 기업 지배구조와 공시 제도의 핵심 가치로 보고 있고 최근 제도 개편 방향도 강화되고 있다”며 “상장사는 자금을 공개시장에서 조달하는 대신 정보의 투명성과 책임을 부담하는 지위에 올라선 만큼 최소한의 의무만 간신히 지키면서 주주·언론과의 접촉을 조직적으로 차단하는 행태는 법 위반 여부를 떠나 상장사의 책무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거버넌스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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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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