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뉴스에 유동성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나옵니다. 유동성은 시중에서 돈이 얼마나 쉽게,그리고 빨리 결제·이체에 쓰일 수 있는지를 뜻해요. 시중에 돈이 얼마나 돌아다니고 있느냐는 거지요. 문제는 돈이 다 같은 돈이 아니란 겁니다. 모습이 다양하죠. 지갑 속 현금도 돈이고, 통장 잔액도 돈이고, 예금·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도 사실 돈입니다.
어떻게 돈을 분류할 수 있을까요. 한국은행은 돈을 언제 쓸 수 있는지에 따라 구분했어요. 가장 대표적인 구분이 M1, M2입니다. 우선 M1은 오늘 바로 쓸 수 있는 돈입니다. '협의 통화'라 부릅니다. 현금(지폐·동전), 요구불예금(보통예금 등), 수시 입출식 저축성예금(입출금통장 성격) 입니다. 예를 들어, 월급이 들어온 입출금통장 잔액이나 지갑 속 현금은 마음만 먹으면 바로 결제하는 데 쓸 수 있죠. 이런 돈이 늘면 단기적으로는 소비·결제 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M2는 조금 더 기다리면 쓸 수 있는 돈입니다. '광의통화'라고 해요. 정기예금이나 수익증권 등 시간이 지나면 쓸 수 있는 자산을 포함하는데 이 M2가 급증세입니다. 현재 4500조원에 다가섰어요. 5년 전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수준입니다. 돈이 풀린 만큼 돈의 가치도 떨어지는 셈이죠. M2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이 많다는 뜻입니다. 유동성이 많아지면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자산 가격 역시 상승하죠.
부동산 가격이 유동성 영향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은행은 M2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뺀다고 했어요. ETF는 주식을 묶어서 사고파는 패키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M2의 증가폭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유동성 증가 속도가 완화하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ETF는 사고팔기 쉽고 현금화도 빠르지만, 한 가지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가격이 시장에서 계속 변한다는 점입니다. 즉 '결제용 돈'이라기보다 투자자산의 성격이 강하죠. 한국은행은 가격 변동성이 큰 ETF는 가치 저장 기능이 낮아 M2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어요. 국제통화기금(IMF)의 기준에 맞춘 것이라는 설명도 했습니다.
그럼 ETF는 어디에 포함될까요. 원래 있던 Lf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Lf는 ‘금융기관 유동성’이라 부르는데, 여기엔 보험·연금·펀드까지 다 포함해요. 더 넓은 개념이죠. 사람들이 투자한 돈도 여기에 모두 포함되는 겁니다. 각 개인이 당장 돈으로 바꿀 수 없지만 자산으로 생각하는 돈의 합인 셈이죠.
L은 그보다도 더 넓은 범위입니다. Lf에 정부 및 기업들이 발행한 금융상품을 모두 더하면 L이 됩니다. 국채나 지방채, 회사채 등 그야말로 빚도 모두 더한 겁니다. 한 나라 경제에 돌고 있는 돈의 전체 합인 셈이죠. 우리나라의 L은 11월 기준 7577조원에 달합니다. 작년 말보다 459조원 많아졌어요. 그만큼 나라에 돈이 많이 돌고 있고 빚도 늘었다는 뜻이 됩니다.
자 여기서 퀴즈입니다.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화폐는 어떻게 될까요? 일정 기간 내로 현금화가 가능한데 말이죠.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화폐는 통화량 지표에 포함되지 않아요.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발행한 통화가 아닐뿐더러 은행 예금처럼 발행한 이의 부채로 잡히는 상품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우리 식구가 아니란 거죠. L이 7577조원이라고 하는데, 거기에는 비트코인이 포함돼 있지 않죠. 사실상 시중에는 우리가 집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유동성이 돌고 있단 뜻입니다.
한 국가의 유동성이 커지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당장의 경기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각종 소비지원금을 풀어 돈을 쓰게 하면 당장에는 돈이 도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유동성 증가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여요. 또 환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죠. 돈의 가치는 그만큼 떨어질 수 있어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도 유동성과 완전히 무관치 않습니다.
NIE 포인트
1. M1과 M2의 차이점을 설명해보자.2. 비트코인이 통화량 지표에 포함되지 않는 이유를 알아보자.
3. 유동성이 높아지면 나타날 문제는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