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사진)은 18일 ‘2026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는 0.8% 오를 것으로 본다”며 “수도권은 2.0% 상승, 지방은 0.5% 하락으로 지역별 격차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수도권은 각종 규제에도 주택 매수 수요가 많은데 공급은 오히려 줄고 있는 점이 집값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이 원장은 “2022년부터 주택 착공이 급감한 게 2~3년의 시차를 두고 입주 물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금리 인상, 공사비 급등, 대출 규제 강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 등이 겹친 영향이다.
상황은 지금도 여의찮다. 수도권 주택 착공은 지난해 16만3300가구로 2023년(12만660가구)보다 29% 늘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4만100가구)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1~3분기엔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이 10만180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10만9500가구)보다 7% 감소했다. 이 원장은 “착공 부진으로 수도권 입주 물량 회복이 더딜 것”이라며 “주택시장 불안이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건설 수주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민간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1~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했다. 특히 주택 수주가 29.7%로 증가 폭이 컸다. 다만 수주가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문제라고 했다. 그는 “민간 주택 수주의 불씨를 잘 살려야 한다”며 “정부는 건설업을 규제와 처벌이 아니라 지원과 육성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사가 공사비 급등과 미분양 증가 속에 안전·노동·환경 규제까지 강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분기 기준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수도권 78.4%, 5대 광역시 57.9%, 8개 도 47.1%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건설 경기가 안 좋은데 주택 공급만 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며 “건설사가 공사를 계속할 수 있는 여건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집중화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원장은 “모두가 수도권에 모여 사는 것은 국가 발전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젊은 세대보다는 그래도 여유가 있는 기성세대가 지역(지방)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데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