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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한 공간 속으로…감각이 남다른 프라이빗 스테이의 매력 [오상희의 공간&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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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한 공간 속으로…감각이 남다른 프라이빗 스테이의 매력 [오상희의 공간&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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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 중심가를 지나 높은 산벽을 마주하며 달리기를 30여분, 작고 조용한 동네와 작은 시냇길을 만난다. 이를 따라 또 안으로 들어가니 덩그러니 놓인 건물 몇 채가 나왔다.


    최근 문을 연 프라이빗 스테이 ‘무곡’이다. 갈대밭으로 둘러싸인 정갈한 통로들 사이, 고요하고 내밀한 누군가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다. 그 길은 도심과 일상을 벗어나 휴식으로 들어가는 물리적 과정 같기도 하다. 머무는 내내 온전한 나만의 시간과 공간에서의 경험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럭셔리 풀빌라와 고급 에어비앤비 사이 그 어딘가, 프라이빗 스테이는 그렇게 또 다른 숙박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철저한 휴식을 위한 나만의 공간

    프라이빗 스테이는 독채 형식의 공간에서 다른 투숙객과 마주하는 일 없이, 완벽히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상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소다. 이는 비용 부담이 큰 풀빌라, 서비스나 시설이 다소 '복불복'인 에어비앤비 사이에서 갈 곳을 잃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짚어낸 대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여행이 일상화되며 차별화된 공간과 서비스, 경험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늘어난 것이 프라이빗 스테이의 성장을 이끌었다. ‘나만의 취향’을 원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단순히 잠을 자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더한 형태로 진화한 것이다. 여기에 팬데믹은 국내 프라이빗 스테이의 성장을 가속했다. 여행이 제한되고 외부와 대면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줄인 ‘개별적 경험’을 충족한 독채 숙소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행 업종 매출은 팬데믹 이후 85% 이상 감소했지만, 국내 여행 스타트업은 팬데믹 시기부터 3~4년간 매년 증가세를 그렸다. 국내 숙박 플랫폼이 활성화됐고 홈쇼핑에서 국내 호텔을 판매할 만큼 다양한 숙박 경험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 이들은 주로 초개인화 서비스, 맞춤형 니즈, 개별화된 경험 등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행 플랫폼 출신의 심지영 마케터는 “나만의 경험, 개별적 공간과 같은 희소성이 장점으로 작용하며 프라이빗 스테이의 인기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제, 사회의 흐름이 바뀌면서 프라이빗 스테이도 조금씩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에 장점이었던 면이 단점이 된 경우가 있다. 프라이빗 스테이는 희소성이 크지만 예약이 쉽지 않고 1일 단가도 높은 편이다. 또한 ‘독채’에 ‘프라이빗’ 하다는 말은 그만큼 위치나 공간 자체가 주변과 동떨어져 있기에 접근성이 그리 좋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프라이빗 스테이의 인기에 힘입어 우후죽순 여러 형태의 프라이빗 스테이가 생겨난 점도 해당 시장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왔다. 여기에는 숙박 공간을 칭하는 다양한 개념이 혼재되어 있다는 점도 선택지를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민박이나 펜션과는 다른 경험을 원하고, 이미 호텔, 리조트, 풀빌라 등 다양한 선택지를 경험했다. 그러기에 프라이빗 스테이 또한 다른 대안으로 좀 더 확실히 포지셔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에는 여관이나 모텔을 레트로하고 '힙'한 워딩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지만 그러기에 더욱 숙박 공간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한 번 정리해 볼 시점이라는 뜻이다. “규제 상황을 제외한다면 숙박 공간이 리조트인지 호텔인지 등을 정하는 기준은 결국 그곳이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무곡’의 브랜딩과 건축을 맡은 100a어소시에이츠 박민하 소장의 얘기다.
    차별화된 디테일이 경쟁력

    그렇다면 앞으로의 프라이빗 스테이는 어떻게 달라질까.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프라이빗 스테이를 선택하게 만드는 차별점은 무엇일까. 100a어소시에이츠 안광일 소장은 “현재의 프라이빗 스테이는 개인호텔의 개념으로 브랜딩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러기에 ‘그 장소’에 방문할 만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사용자 입장에서 결국 중요한 건 마감재나 건축가의 이름보다는 공간에서의 사용성과 태도라고 덧붙인다. 결국 숙박 공간에서 먹고 자고 씻는 모든 일상의 행위를 좀 더 특별하게, 다르게 느끼게 하는 것이 차별점이 될 것이다.


    무곡의 경우 룸스프레이를 뿌리는 방향, 문이 열리는 방식에 따른 향의 레이어링까지 고려한 서비스를 구상했다. 안광일 소장은 이를 ‘직관적인 친절함’으로 설명했는데, 실제로 100a어소시에이츠가 진행한 여러 프라이빗 스테이의 경우 손님을 직접 응대하며 서비스해주는 곳의 후기가 훨씬 좋다는 것이 정성적 평가다.


    프라이빗 스테이가 강조하는 경험은 좀 더 세분화, 다양화되고 있다. 초반에는 온전한 쉼을 콘셉트로, 거의 날 것에 가까운 자연을 즐기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험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힐링을 위한 다양한 외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하나의 미션이 됐다. 고즈넉한 산책길 설계, 다도 체험, 그곳에서만 보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특별한 풍경 연출, 주변의 자연 요소를 느낄 수 있는 장치 등이 그렇다.


    프라이빗 펜션으로 포지셔닝한 ‘의림여관’은 늦여름,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욕실문과 창문을 열고 반신욕을 하면 밤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제주도에 위치한 숙박 공간 ‘와타’에서는 해가 진 후 외부에 있는 벽난로를 피고 앉아 있으면 밤에 새소리와 벽난로 소리가 뒤섞이는 묘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무곡의 경우 3층 티룸 전망대에서 보는 눈 오는 풍경이 다른 어디에서는 보기 힘든 장관이라고 소개한다.


    프라이빗 스테이를 넘어 다양한 숙박 공간을 합치면 이미 시장은 포화 상태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그곳만의 ‘이야기’가 있어야 오래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방문 목적에 따라 선택은 달라지겠지만 서비스나 만족도가 높지 않고 후기가 활발하지 않은 곳들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생각보다 소비자들은 디테일과 경험에 집착하고, 방문 후에도 이야깃거리가 남는 곳을 원한다.

    또 다른 가능성은 프라이빗 스테이가 여러 지역에 분산·확장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각 지역의 매력을 살린 다양한 버전의 스테이가 많아지는 방향으로의 확장이다. 이는 프라이빗 스테이라는 작은 카테고리가 더욱 세분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공간의 명확한 목적 혹은 주요 타깃 방문자가 국내인인지 외국인인지, 가족인지 개인인지 등에 따라 좀 더 명확한 포지셔닝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비슷한 콘셉트의 공간이 아니라 차별화된 경험과 이야기에 집중하는 마이크로 브랜딩이 더욱 중요해졌다. 더불어 소비자는 원하는 취향에 따른 선택지가 더 많아질 수 있다. 그만큼 앞으로의 프라이빗 스테이는 더 명확한 개성을 요구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





    오상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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