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이 본격적인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제도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제도 손질을 준비하고 있다. 제도 도입 여부와 시점에 따라 IPO를 준비하는 기업의 상장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거래소는 상장한 모회사를 둔 자회사 상장에 대해 큰 틀에서 영업 독립성, 경영 독립성, 모회사 주주 보호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기업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심사 기준을 일의적으로 세우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IB업계에서는 중복상장의 정의조차 모호한 상황에서 심사 기준을 알기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 에식스솔루션즈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한화에너지 등 대기업 집단에 속한 회사가 연이어 상장될 것이란 점도 가이드라인 제정의 필요성을 키웠다. 중복상장 논란이 반복되면 IPO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가 내년에 도입될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는 IPO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에 장기 보호예수 등의 조건을 확약한 기관투자가에 공모주 일부를 배정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공모가 형성 과정에서 진정성 있는 기관 수요를 우선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허수 주문을 걸러내 공모가 왜곡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2018년부터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가 거듭 도입 의사를 밝혔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올해도 2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9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정기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여야 모두 제도 도입을 두고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일부 세부 내용에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운용사와 중소형 운용사 간 형평성, 주관사의 이해 상충 문제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