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삶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의류는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다양한 환경 문제가 존재한다.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10%, 산업폐수의 20%가 패션 산업에서 발생하며, 매년 4300만 톤에 달하는 화학물질이 섬유 공정에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친환경 기술이 논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섬유·패션 공정 가운데 환경 영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염색 분야는 오랫동안 뚜렷한 대안 없이 ‘환경 취약 지점’으로 남아 있었다.
그린웨어(GREENWEAR)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성 폐기물을 활용한 염색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산업 곳곳에서 버려지던 석류 껍질, 히말라야 대황 뿌리와 같은 식물성 부산물에서 천연 바이오매스 색소를 추출해 염색에 활용하는 기술을 연구해왔다.
자연에서 얻은 색을 활용한 전통 천연염색은 친환경적이지만 내구성·균일성·대량생산의 한계로 현대 패션산업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회사는 천연물질이 염색 공정에서 어떤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지 규명하고 이를 산업 설비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발전시키는 연구를 5년 이상 지속했다. 그 결과 탄소 배출, 폐수, 화학물질 사용을 70% 이상 줄이면서도 기존 화학염색 수준의 품질과 생산성을 확보한 ‘바이오매스 염색 기술’을 완성했다. 해당 기술은 국제 환경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아 환경 분야 국제대회인 ‘어스샷(Earth shot Prize)’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선정된 바 있다.
그린웨어의 기술은 저자극성을 특징으로 한다. 회사는 지구 환경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천연 기반 바이오매스 색소를 활용해 유해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한 염색 방식으로, 글로벌 섬유 안전 인증인 ‘OEKO-TEX Standard 100’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인 Class I(영유아, 아동용 적합)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민감한 피부는 물론 영유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그린웨어는 지난 11월 영유아, 아토피 피부 전문 섬유제품 브랜드 ‘아토피랩(AtoP Lab)’을 공식 론칭했다. 아토피랩은 피부에 닿는 순간부터 자극을 최소화하도록 제품 전 과정이 설계돼 있다. 원단 선별부터 염색, 제작까지 세심한 기준을 적용했으며, 가려움과 염증, 알레르기, 아토피 등 다양한 피부 고민을 가진 이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기존 영유아 제품 시장에서는 화학염색의 독성 문제로 인해 옅은 색 외에는 구현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린웨어의 기술은 자연에서 얻은 색을 저자극 방식으로 구현함으로써 색상 표현의 폭을 넓혔다. 회사 측은 형광 성분이나 표백제를 사용한 흰색 제품보다도 피부 자극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토피랩은 12월 초 천연염색 가제손수건과 엠보손수건을 출시했으며 향후 출산선물세트, 아동복, 언더웨어 등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린웨어는 "자사의 기술은 단순히 ‘색을 만드는 기술’을 넘어 산업, 환경,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버려지는 식물 껍질에서 추출한 색이 환경 오염을 줄이고, 그 색으로 만든 제품이 민감한 피부를 보호하며, 이 기술이 국제 환경 무대에서 조명받는 과정은 패션 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며 "지속가능성을 향한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금, 그린웨어는 패션 산업의 오래된 관행을 넘어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창업 5년 차를 맞은 그린웨어는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다양한 지원을 기반으로 유한킴벌리, 삼양사 등 대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하며 기술의 산업적 확장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2025년에는 사회적경제 도약패키지 후속 기술고도화 사업에 선정되어 공정 효율을 30% 이상 향상시키고 신규 설비 도입과 신제품 개발을 통해 기술 및 산업적 성장도 이뤄냈다. 동시에 경기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경기도 유망중소기업, LG소셜펠로우 15기 등에 선정되며 친환경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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