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월세 시장 불안이 고조되며 임차인의 부담이 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서울 전세난이 2020년 '패닉 전세' 수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전세가격 상승률은 0.51%로 집계됐다. 전월 0.44%와 비교해 상승 폭이 커졌다. 연립·단독주택을 제외한 아파트 전셋값은 0.63% 치솟았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1.24%로 가장 많이 뛰었고 송파구(1.2%), 강동구(0.83%), 양천구(0.82%), 영등포구(0.71%), 용산구(0.69%) 등의 순이었다. 교통 여건이 양호한 지역과 대단지·학군지 등 선호 단지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 101㎡는 11월 16억원(19층)에 전세 계약을 맺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10월 같은 면적 신규 전세 계약이 14억원(16층)에 체결됐던 것에 비하면 2억원 오른 액수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84㎡ 역시 11월 18억원(2층)에 세입자를 들였다. 직전 신규 전세 계약인 9월 13억6000만원(17층)에서 두 달 만에 4억4000만원 치솟은 셈이다.
이는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 갭투자(전세를 낀 아파트 매매)가 막히면서 전세 매물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토허구역에서 집을 사려면 반드시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반대로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집을 사려던 이들 중 일부가 전세에 머물면서 전세 수요는 줄어들지 않았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로 인해 최장 4년간 전셋값이 묶였던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그간 전세 보증금을 5% 이상 올릴 수 없던 집주인들이 4년 치를 한 번에 올리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정주 여건이 양호한 학군지·역세권·대단지 등에서는 임차 수요가 꾸준하게 유지되면서 상승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서울 전세난이 2020년 패닉 전세 수준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10·15 대책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 가운데 입주 물량마저 감소하기 때문이다.
내년 1분기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1400가구로, 올해 4분기 1만2000가구에서 약 90% 급감할 전망이다.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전세 물건 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2020년 전세난 당시에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입주 절벽이 한꺼번에 맞물리며 전세 매물이 급감했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이 없어 임차인 대기 명단까지 생겨났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서울 전셋값은 1년 만에 10% 이상 뛰었고, 매매시장까지 자극한 바 있다.
한편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0.77% 오르면서 전월 1.19% 대비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송파구가 2.1%로 가장 많이 올랐고 동작구(1.46%), 용산구(1.37%), 성동구(1.37%), 양천구(1.24%)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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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