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객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원·달러 환율 1100~1200원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1400원’이란 숫자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내년 환율의 향방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속도, 미국의 관세 정책, 그리고 한국 반도체 수출 지표라는 3대 변수에 달려 있다. 주요 기관은 1350원에서 1450원 사이의 등락을 예상하지만, 미국 내 원화 유동성 증가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한 ‘달러 초강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환율 시대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원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동시에 방어할 수 있도록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야 할 때다. 가장 현명한 전략은 통화 분산이다. 가령 현금 자산이 10억원이라면 원화 50~60%, 달러 30~40%, 금 10% 내외로 배분하는 식이다.
자산별 운용 전술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첫째, 원화 자산은 유동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챙겨야 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단기특정금전신탁(MMT)이나 단기채권 펀드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둘째, 달러 자산은 단순한 위험 회피 수단을 넘어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보다 높은 미국 금리를 적용받는 외화 정기예금, 절세 효과가 있는 저쿠폰 미국 국채, 달러 연금 보험 등이 훌륭한 대안이다. 아직 달러가 없다면 환율이 조정받을 때마다 분할 매수해 비중을 늘리기를 권한다.
셋째, 금 자산은 인플레이션 헤지의 최후 보루다. 매매 차익 비과세 혜택이 있는 금 현물 신탁이나 금 현물 ETF가 효율적이며, 상속 및 장기 보유가 목적이라면 골드바 실물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
전례 없는 고환율 현상은 위기이자 기회다. 원화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달러와 금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자산 배분 전략이야말로 내 자산의 가치를 굳건히 지키는 가장 현명한 해법이 될 것이다.유현일 하나은행 목동골드클럽 골드PB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