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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 절대 못 넘긴다"…한국 견제하는 대만 TSMC의 선택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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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 절대 못 넘긴다"…한국 견제하는 대만 TSMC의 선택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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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반도체산업 종사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TSMC의 분기 실적설명회(콘퍼런스콜).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 자사 초미세공정 개발 상황 등에 대해 매번 자신감 있는 답을 내놓는 TSMC 경영진도 진땀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질문이 있다. 'CoWoS'로 불리는 최첨단패키징(다른 종류의 첨단 칩을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공정) 투자에 대한 것이다.

    TSMC CoWoS의 부족한 생산용량(캐파)이 글로벌 AI 산업에서 '병목(막힘현상)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지난 10월 열린 콘퍼런스콜에서도 경영진에게 "내년엔 CoWoS 용량이 2배 늘어난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TSMC 경영진은 "내년 초에 확정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AI반도체 생산의 핵심 TSMC CoWoS
    현재 TSMC는 엔비디아, AMD, 구글 등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직접 만든 GPU 등 프로세서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으로부터 받은 HBM을 합쳐 AI 가속기(AI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를 생산한다. 이때 핵심 공정이 GPU, HBM 등 서로 다른 칩을 기판 위에서 실리콘인터포저(기판, 칩 등을 연결하는 데 활용되는 부품)로 연결하는 CoWoS다.


    엔비디아 B200, AMD MI350X, 구글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등 최신 AI 가속기도 현재 CoWoS를 거치지 않으면 빛을 볼 수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을 아무리 많이 생산해도 TSMC가 CoWoS 라인을 확충하지 않으면 AI 가속기를 만들 수 없다는 의미다.

    TSMC는 최근 칩을 만들어주는 파운드리(전공정)와 CoWoS를 묶어 '턴키'로 서비스한다. AI용 고성능 AI 가속기에 CoWoS가 필수적이란 것을 이용하는 '영리한' 영업 전략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 AMD 등 정통 AI 가속기 업체와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의 자체 칩을 개발하는 브로드컴, 마벨 등은 TSMC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가 7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 여러 원인 중 하나도 CoWoS 같은 최첨단패키징 경쟁력이 꼽힌다.
    TSMC 연 10조 투자해도 '만성 부족'
    CoWoS는 기판 위에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실리콘인터포저, 그 위에 GPU와 HBM을 수평으로 배치하기 때문에 '2.5D 패키징'으로도 불린다. CoWoS는 CoWoS-S, CoWoS-R, CoWoS-L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CoWoS-S가 가장 일반적인 2.5D 패키징 서비스고, CoWoS-L은 '확장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L은 실리콘인터포저 면적을 줄이는 대신, 로컬실리콘인터커넥터(LSI)를 활용해 다양한 칩을 부분부분 다양하게 연결할 수 있다. RDL(재배선)층을 통해 전력 효율과 신호 전달 능력을 높인 게 특징이다. CoWoS-L은 사이즈가 크고 다양한 기능이 들어간 고성능컴퓨팅(HPC)칩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캐파의 대다수는 엔비디아가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TSMC는 전체 시설투자(CAPEX)의 약 10% 정도를 최첨단패키징에 투자했다. 올해는 비중을 15%로 올렸다. 올해 CAPEX가 최대 420억달러, 약 62조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9조원 안팎을 최첨단패키징에 쏟아붓는 것이다. 내년 TSMC의 CAPEX는 약 50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중 올해와 같은 비율을 최첨단패키징에 쓴다면, 내년엔 약 11조원 넘는 돈이 CoWoS에 투입될 전망이다.
    엔비디아 블랙웰, 구글 TPU도 발목 잡혀
    삼성증권에 따르면 웨이퍼로 환산한 TSMC의 CoWoS 생산능력은 2024년 월 3만5000장에서 올해 약 7만장으로 늘고, 2026년 11만장, 2027년 13만장으로 증가한다.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TSMC의 CoWoS 용량 중 엔비디아 블랙웰 AI 가속기용 비중을 55%로 가정할 때, 내년 엔비디아가 생산할 수 있는 블랙웰 GPU는 891만개, 이를 활용해 만드는'서버 랙' 수는 12만4000개다.

    1GW 용량의 데이터센터에 6900여개의 서버 랙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비디아는 내년 최대 18GW의 용량의 데이터센터에만 대응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오픈AI만 2026~2029년 4년에 걸쳐 총 36GW(연 9GW) 용량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계획 중"이라며 "TSMC는 전체 AI 가속기 수요는 물론 최대 고객사 엔비디아 수요도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관심을 받는 구글의 TPU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내년 TPU 400만개 생산을 원했지만 CoWoS의 용량의 한계 때문에 '300만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 삼성전자 견제하는 TSMC
    CoWoS 병목에 답답한 고객사가 떠올릴 수 있는 TSMC의 대안은 인텔이다. 최근 인텔의 기술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최첨단패키징과 관련해선 여전히 선두 주자로 꼽힌다. 인텔의 패키징 전문가들이 삼성전자로 활발하게 이직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인텔은 EMIB로 불리는 2.5D 최첨단패키징 서비스로 유명하다. TSMC의 CoWoS와 달리 실리콘인터포저를 빅테크들은 최근 TSMC의 대안으로 인텔을 적극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인텔의 EMIB에 대해 "실리콘인터포저 대신 부분마다 임베디드 브리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 나은 비용 효율성과 더 큰 설계 유연성을 제공한다"며 "빅테크의 맞춤형 AI 가속기 등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역시 아이큐브(I-Cube)라는 2.5D 패키징 서비스를 하고 있다. TSMC처럼 파운드리와 묶어 '턴키 서비스'로 제공한다. 국내 AI 반도체 전문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최신 AI 가속기 '리벨(REBEL) 쿼드'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정과 HBM3E, 최첨단패키징 서비스를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수주 실적을 쌓고, 기술력을 높인다면 TSMC로부터 이탈한 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은 충분하단 얘기다. 최근 삼성전자 메모리·파운드리와 AMD, 브로드컴 등 대형 AI 가속기 고객사와의 협업설이 계속 나오는 것도 그만큼 서로의 수요가 크다는 방증으로 평가된다.


    고객사를 인텔, 삼성전자에 넘겨주기 싫은 TSMC는 '외주'라는 카드를 꺼냈다. 최첨단패키징 전문 업체로 'OSAT'라고 불리는 대만 ASE, 미국 AMKOR(한국 아남반도체가 전신)에 일부 물량을 위탁하는 것이다. TSMC는 비교적 단순한 최첨단패키징 공정부터 OSAT에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인텔, 삼성전자로 고객사 물량이 넘어가는 것을 막는 동시에, OSAT를 'TSMC 생태계'에 좀 더 강력하게 묶어 놓을 수 있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언론사 중 최초로 반도체 종합 정보 플랫폼 ‘반도체 인사이트’를 열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종합 반도체 기업은 물론 원익IPS 등 장비업체와 동진쎄미켐 등 소재·부품기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에 대한 뉴스를 두루 다룰 예정입니다. 향후 반도체 전문가로 필진을 구성하고, 독자의 갈증을 풀어줄 프리미엄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국내 1호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 에이셀’ 등을 활용해 반도체 가격 추이 등 데이터 정보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경닷컴 첫 페이지의 상단 메뉴에 있는 ‘프리미엄’을 클릭하면 반도체 인사이트(https://www.hankyung.com/semiconinsight)를 만날 수 있습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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