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발생한 홍콩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들의 신원 확인 작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시신 1구에서 2명의 DNA가 검출돼 총 사망자가 16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현지시각으로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성도일보, 명보에 따르면 조 차우 홍콩 경무처(경찰청 격) 처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기존에 수습된 시신에서 2명의 DNA가 나왔으며 이는 할머니와 가사도우미로 각각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16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20명의 신원이 확인되었다.
또 고층에서 떨어진 비계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뼈가 발견돼 인골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실종 사례로 파악됐던 31건 중 24건은 현재 홍콩에 있지 않거나 요양원에 입소했거나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실종 인원은 6명으로 집계됐다. 이재민은 약 5천명이다.
부상자 79명 중 55명은 회복 후 퇴원했고, 나머지 인원들도 상태가 호전 중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또 홍콩 당국의 비계 안전망 철거 명령에 따라 홍콩 전역에서 230개 민간 건물 외벽의 안전망이 전부 제거됐다.
홍콩 경찰과 반부패 수사 기구인 '염정공서'(ICAC)에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21명이 체포돼 조사받은 가운데 당국은 관련 업체들에 대한 제재 조치 작업에 들어갔다.
도시재생과 리노베이션(보수) 관리를 담당하는 '시구중건국'(URA)은 화재 아파트단지의 리노베이션을 진행한 시공 업체와 컨설팅 업체를 건물 보수업체 등록명단에서 최근 제외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달 26일 오후 2시 50분께 홍콩 북부 타이포에 있는 32층짜리 아파트단지 '웡 푹 타이'에서 발생해 건조한 날씨와 강풍 속에 진화 작업에만 40시간이 넘게 걸렸다.
창문을 가린 스티로폼 등 가연성 자재와 난연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비계 안전망 등으로 인해 불길이 급속히 확산했다.
ICAC는 올해 7월 태풍 때문에 안전망이 망가지자 부적격 제품으로 교체됐었다고 밝혔다. 또 화재 당시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아 신속한 대피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