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이노텍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강달러와 애플 아이폰 판매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되면서다. 증권사들은 LG이노텍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전날 0.35% 오른 28만7500원으로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장중 한때 29만650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2.3%, 석 달 사이 71.13% 급등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지난 한 달 동안에만 각각 942억원과 6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가 상승에 상당수 개인투자자도 평가이익을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LG이노텍 투자자 7128명의 평균 매수가는 23만7184원, 수익률은 21.21%에 달했다. LG이노텍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 한 개인투자자는 "끝도 없이 폭등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신용(대출)으로 4000주를 주당 13만7467원에 매수해 평가손익 5억3007만원, 수익률 96.39%를 기록하고 있다"며 성과를 뽐내기도 했다.
주가 상승 배경엔 실적 개선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달러 거래 비중이 높은 LG이노텍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볼 것이란 예상이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1392원에서 10월 1425원, 11월 1460원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올 4분기 영업이익 증분만 직전 분기 대비 500억원 이상 반영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LG이노텍의 핵심 고객사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7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카메라 모듈 공급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DB증권에 따르면 애플의 이번 신모델 출시 이후 2개월 합산 판매량은 2973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작 대비 18% 증가한 수준이며 아이폰11 시리즈 이래 같은 기간 최고치다.
아울러 LG이노텍이 고부가가치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의 공급처를 확대한 점도 실적 성장에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플립칩 스케일패키지(FC-CSP)에서 메모리로의 수주 확대, FC-BGA에서의 추가 고객사 확보로 기판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며 "낮은 매출 비중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익 기여도로 인해 연결 실적 개선에 큰 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79%와 39.13% 증가한 7조5409억원, 3449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대신증권(예상 영업이익 4080억원)을 비롯해 DB증권(4069억원) 미래에셋증권(4050억원) 현대차증권(4030억원) 메리츠증권(3982억원) 등 이달 기업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 5곳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LG이노텍에 대한 눈높이도 높였다. 현대차증권(30만원→36만원) 대신증권(28만원→35만원) 메리츠증권(27만원→32만원) DB증권(29만원→32만원) 미래에셋증권(30만원→32만원) 등이 일제히 목표가를 상향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판소재 사업부는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폭발적인 실적 확대가 기대된다"며 "향후 휴머노이드·스마트글래스 등 신사업에서 가시적 성과가 확인되는 시점에는 추가 리레이팅(재평가)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