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케이윌이 이틀간의 콘서트를 통해 팬들에게 행복한 기운을 한가득 전했다. 숱한 히트곡들이 밴드 연주를 거쳐 스윙 스타일의 연말 분위기로 탈바꿈했고, 재치 있는 멘트와 콘텐츠까지 더해져 공연명 '굿 럭(Good Luck)' 그대로 행운 넘치는 환상적인 시간을 선물했다.
케이윌은 지난 6, 7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콘서트 '굿 럭'을 개최했다.
연말 콘서트라는 콘셉트에 맞게 무대는 빨강, 황금빛 등으로 물들었다. 깔끔한 검은색 슈트를 입고 등장한 케이윌은 '이러지마 제발', '레이 백(Lay Back)'으로 포문을 열었다. 시작부터 거침없이 고음을 지르는 가운데, 화려한 컨페티가 객석으로 터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빅밴드 풍의 사운드가 더해진 스윙 편곡이 연말 느낌을 제대로 냈다.
케이윌은 공연명 '굿 럭'에 대해 "여러분께 행운을 전해드리고자 한 타이틀"이라면서 "사인을 할 때 늘 '굿럭'이라고 썼다. 말의 힘을 믿는 편이다. 좋은 말,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그 마음이 여러분에게도 닿길 바랐다"고 말했다.
특히 케이윌이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공연하는 건 10년 만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그는 공연장까지 오는데 가파른 오르막길이 있음을 고려한 듯 "힘들게 걸어 올라오신 만큼 행복하게 해드리겠다"고 말해 박수받았다.


"발라드 가수라고 손만 흔들다 가는 공연 아닙니다. 케이윌 콘서트는 강렬함과 뜨거움을 가지고 있어요."
케이윌의 당찬 포부와 함께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며 공연을 즐기기 시작했다. '너란 별', '선물', '가슴이 뛴다' 등의 곡들은 케이윌의 힘찬 보컬과 만나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케이윌의 곡은 고음이 많아 부르기 힘든 것으로 유명하다. 마이크를 쥐고 혼신의 힘을 쏟아내는 케이윌을 향해 팬들은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응원을 보탰다.
듣는 재미 못지않게 보는 재미까지 갖춘 콘서트였다. '내 생애 아름다운',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등 진한 감성의 발라드에 빠져들 찰나에 케이윌은 안무를 곁들인 커버 무대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브루노 마스의 '베르사체 온 더 플로어', 정국의 '스탠딩 넥스트 투 유', 콜드플레이의 '비바 라 비다'를 선곡해 다채로운 세트리스트를 완성했다. '스탠딩 넥스트 투 유'에서 댄서들과 완벽한 호흡으로 강렬한 퍼포먼스를 소화하는가 하면, '비바 라 비다'에서는 팬들과의 떼창으로 열띤 분위기를 이어갔다.
공연 중간 재생된 영상마저 범상치 않았다. 아이딧 멤버들과 함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분한 케이윌은 외모, 실력까지 두루 갖춘 '전설의 연습생'이라는 설정으로 웃음을 안겼다. 몬스타엑스 셔누, 주헌, 우주소녀 다영 등 후배들에게 평가받는 장면에서는 관객 모두가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사랑스럽고 달콤한 '러브 블러썸'부터 시원한 고음이 인상적인 '니가 필요해', 절절한 감성에 푹 젖어 드는 '눈물이 뚝뚝' 등 폭넓은 스펙트럼의 곡들이 마지막까지 알차게 공연을 채웠다. 난도 높은 고음의 향연에 팬들은 연신 감탄과 박수를 보냈다. 공연을 마치며 케이윌은 "오늘 저에게 행복감을 안겨주셔서 감사하다. 내년에 여러분들에게 행복과 기쁨이 뚝뚝 흘러넘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