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은 2차전지주에 '조정 시 매수'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전기차 시장 부진에 따른 실적 추정치 하향세가 진정되고 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등 신규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로봇 기대감을 배터리 기업의 실적에 반영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 김현수 연구원은 8일 보고서를 내고 "전기차 보조금 폐지 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2차전지주 주가는 전기차 관련 악재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리튬·코발트 가격 상승으로 판매 가격 반등, ESS 수요 증가로 인한 판매량 증가가 전기차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등 신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요소) 재평가를 자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2026년 로봇 관련 행정 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로봇 역시 ESS처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전략 물자 및 안보 자산이라는 점에서 공급망 탈중국 기조가 정책에 강하게 반영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리레이팅(재평가) 논리로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아직 로봇에 대한 기대감을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에 반영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당 탑재 용량은 약 3㎾h(킬로와트시) 내외로 작은데다 아직 예상 출하 대수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내년 1월 말까지 배터리 기업들 대부분 2026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다소 하향 조정돼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주가의 단기 상승 모멘텀은 약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연구원은 "양극재 11월 수출량이 전년, 전월 대비 늘어났고 ESS 및 로봇 등 신규 시장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초 전기차 관련된 악재가 누적되는 시점(GM 전기차 가이던스 제시, 셀 메이커 연간 전망 공시 등)을 활용해 조정 시 매수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